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 영역에서는 변별력 있는 문제가 출제됐으며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국어에서는 ‘독서’의 난도가 높았고 수학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이 적절히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6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육대학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면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적정 난이도 문항을 냈다는 입장이다.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와 수학영역 시험이 끝난 후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이런 경향을 확인했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충남 덕산고 한병훈 교사는 “독서의 난도가 올라갔지만, 문학이나 선택과목의 난도는 낮아졌다”면서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사이에서 작년 수능에 약간 근접하고 유사한 난이도를 전체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킬러 문항은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EBS 수학 대표강사인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수학은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과 유사하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도 적절히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역시 “킬러 문항은 배제됐다”고 전했다.
입시업체들은 EBS 현장교사단과 평가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국어 영역에 대해 종로학원은 “어렵게 출제됐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고 지난해 수능 수준과 비슷하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대성학원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게,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전했다.
수학 영역에 관해 종로학원은 “9월 모의평가나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이투스에듀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움을 느낀 학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년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웠던 재작년(150점)보다 11점이나 하락하며 전년보다 쉬웠지만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143점으로 작년 수능보다 조금 더 어려웠다.
작년 수능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전년 수능(148점)보다 쉬우면서도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국어와 수학이 킬러 문항 없이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도 상위권에서는 변별력 있는 문항을 어떻게 풀었는지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어에서 열팽창과 관련된 여러 개념의 의미와 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독서 12번이 수험생들에게 상당히 까다로웠을 문제로 꼽혔다.
수학에서는 공통과목 22번(수학Ⅰ)과 21번(수학Ⅱ),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변별력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대학들의 모집 인원은 거의 변동이 없는데도 고3 응시자가 증가하고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전 규모로 되돌려진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6.0%) 늘면서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재학생이 3만1120명 증가한 37만1897명(67.1%), 졸업생은 1862명 줄어든 15만9922명(28.9%)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 모집인원이 2026학년도에 전년도보다 1천487명 적은 3천123명으로 증원 전 규모로 되돌아가면서 최상위권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고3 수험생 증가와 의대 모집 인원 원점 회귀로 졸업생 지원자가 감소하면서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쉽다”며 “고3 수험생이 많아서 정시에서 이들이 비중을 늘리면 졸업생이 들어올 자리가 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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