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연제리 방죽 일대서 400여마리 서식’원흥이 방죽’ 이후 최대 규모폐기물 매립 용지여서 항구적인 서식처 되기 어려울 듯
충북 청원군 오송읍에 대규모 두꺼비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제2의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대규모 두꺼비 산란지, 보존가능할까
충북 청원군 오송읍에 대규모 두꺼비 산란지가 발견됐지만 청원군청이 지난 2008년께 폐기물 매립장 용도로 매입한 부지여서 항구적인 서식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20일 ㈔두꺼비친구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오송읍 연제리의 한 야산 인근 농수로에서 200여마리의 두꺼비가 발견됐다.
인근 방죽에서도 약 100여마리의 두꺼비가 산란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 일대에서만 400마리가량 두꺼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청주의 대표적인 두꺼비 산란지인 ‘원흥이 방죽’ 이후 충북에서는 최대 규모의 산란지”라며 “서식지와 산란지가 가깝고, 택지개발로 야산 일부가 절개되면서 넓게 퍼져 있던 두꺼비가 한곳으로 밀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갑자기 많은 양의 두꺼비가 출현한 원인과 주변 생태환경을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 원흥이 방죽에는 두꺼비 400여마리가 서식했지만,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10년새 개체수가 30여마리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 두꺼비 생태공원이라는 ‘상징적 의미’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대규모 서식지의 발견에 환경단체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제2의 두꺼비 서식지로 떠오른 이곳이 보존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방죽은 청원군청이 2008년께 폐기물 매립장 용도로 매입한 부지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필요한 시점이 되면 구입 용도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커 지속적인 두꺼비 서식처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원군청의 한 관계자는 “이 일대는 방죽이나 저수지가 아니라 폐기물 매립장 부지”라며 “애초 그런 용도로 매입했기 때문에 계속 두꺼비 서식지로 남겨두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산과 방죽 사이에 농수로뿐 아니라 차로가 자리잡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18일에도 산란지로 향하던 두꺼비 수백마리가 농수로에 빠져 일부가 익사했고, 50∼60마리는 로드킬을 당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손작업으로 두꺼비를 꺼내 산란지로 옮겨주면서 당장의 문제는 해결했지만, 오는 5월 초면 알에서 깨어난 새끼 두꺼비 수천마리가 서식지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박 처장은 “가장 좋은 방법은 농수로와 방죽을 잇는 생태통로를 여러 군데 마련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워낙 시간과 비용, 품이 필요한 작업이고, 해당 부지가 폐기물 매립지 용도여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