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노루, 대조기와 겹쳐 상륙하면 막대한 피해...5일 제도 영향권

태풍 노루, 대조기와 겹쳐 상륙하면 막대한 피해...5일 제도 영향권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8-03 11:38
수정 2017-08-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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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노루’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1일 태평양에서 발생한 뒤 갈지(之)자 행보로 세력을 키워 주말쯤 남부지방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노루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730㎞ 부근 해상을 통과해 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4일 오전 3시쯤 오키나와 동북동쪽 510km 해상을 지나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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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바라본 5호 태풍 노루
위성으로 바라본 5호 태풍 노루 미국 NASA의 아쿠아 위성이 지난 달 31일 오후 찍은 5호 태풍 노루의 모습. 태풍의 눈이 또렷이 보일 만큼 강력하게 발달한 노루는 애초 일본 규슈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는 태풍 노루가 6일께부터 제주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2017.8.2 [NASA 홈페이지=연합뉴스]
노루는 강풍 반경이 300㎞ 이하인 작은 태풍이지만, 최대풍속이 초속 45m를 넘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돼 있다. 게다가 북상 시기에 맞물려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높은데다 오는 7~8일은 해수면이 높아지는 대조기여서 중형 태풍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대조기와 겹쳐 한반도를 강타하면 상당한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애초 노루는 일본 남쪽에서 중국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갑작스레 진로를 북쪽으로 꺾으면서 오는 5일에는 제주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보됐다. 현재까지는 오는 7일 밤 경남 해안에 근접해 대한해협을 통과하고 동해로 빠져나가는 진로가 가장 유력하지만, 태풍의 이동속도에 따라 내륙 지역에 상륙할 가능성도 있다.
3일 오전 태풍 노루 예상 진로 방향. 기상청 제공
3일 오전 태풍 노루 예상 진로 방향.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노루의 현재 이동 속도는 시속 12㎞ 정도로 느려 북상하는 과정에서 편서풍을 타고 진로를 동쪽으로 틀 가능성이 크지만,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 편서풍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그대로 남부지방에 상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태풍이 내륙에 상륙한 사례로는 2002년 국내에 큰 피해를 냈던 태풍 ‘루사’와 지난해 울산에 382.5㎜의 물폭탄을 쏟아낸 ‘차바’가 있다.

노루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는 발생 초기부터 반복됐다. 지난달 21일 도쿄 동남동쪽 195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노루는 일본 열도 방향으로 서진하다가 이틀 뒤인 23일 돌연 후진하기 시작하더니, 25일부터는 다시 방향을 서쪽으로 트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노루는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이동하는 다른 태풍과 달리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힘을 키웠다. 기상청은 “노루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난 자리에 생긴 작은 고기압들을 따라 이동하며 바다에 머물렀다”며 “해수 온도가 높은 고수온대를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머금고 강한 비를 내릴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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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14시 현재 우리나라 인근 위성사진
2일 14시 현재 우리나라 인근 위성사진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노루(NORU)는 오는 6일쯤 제주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노루는 제주와 동남부지방 등을 지나며 많은 비를 뿌린 뒤, 주말을 지나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일 14시 현재 우리나라 인근 위성사진. 2017.8.2 [기상청 제공=연합뉴스]
노루 이후 발생한 6∼10호 태풍이 모두 소멸한 반면 노루는 어전히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주도와 남해안 부근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일까지도 중심기압이 950hPa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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