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자 치료 의료인 4명 혈액 튀어 감염… 확진 후 완치
의료인 4명이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보다 지난해 9월 이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사실이 25일 뒤늦게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를 알고도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데다 사람 간 감염 가능성에 대한 주의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일부러 감춘 게 아니라 해도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사람 간 SFTS 감염이 가능하다는 것은 바이러스를 가진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아도 중증감염환자의 혈액 및 체액과 직접 접촉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감염 환자는 고열·구토·설사·출혈 증세가 나타나며 아직까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어 국내에서는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바이러스 감염자 35명 중 16명(45.7%)이 사망했다. 국내에서 2차 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일 서울의 모 종합병원에 한 여성 환자가 위독한 채로 실려왔다. 의료인들은 SFTS 감염자인 줄 모르고 보호복 없이 응급조치를 했고, 이 과정에서 환자 혈액이 튀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하루 만에 숨졌고, 2차 감염된 의료인 4명은 SFTS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완치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차 감염사실 확인 후 2월 미국 감염학회지에 공식 보고했기 때문에 공개 의무를 다했다고 해명한다.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학회 보고 후 3월 말 감염 주의 안내를 내보내며 이번 사례를 소개하려고 했고,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대한 주의 조치를 담은 자료는 2013년에 이미 의료기관에 배포했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2-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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