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韓 의료기술 도입” 손 내미는 사우디

“인상깊은 韓 의료기술 도입” 손 내미는 사우디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6-02-24 22:50
수정 2016-02-2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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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부는 ‘의료 한류’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인상 깊게 보고 있다. 이번에 합의한 6가지 협력 사항도 사우디 측에서 먼저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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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길에 동행한 손일룡 복지부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은 사우디 현지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정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 보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의료정보시스템(HIS) 구축 협력, 병원 위탁운영, 신약 개발 분야에서의 한·사우디 협력 확산, 연구·개발(R&D) 협력, 건강보험 전수, 감염병 공동 대응 등을 담은 협력합의서(FOC)를 체결했다. 한국 의료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발달한 의료기술과 시스템을 눈여겨본 중동 국가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분위기다.

특히 제약 협력 분야는 정부를 통하지 않고 양국 민간기업이 직접 교류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손 과장은 “사우디의 13개 제약회사가 정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간 협약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민간끼리 교류 협력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다음달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 2016’ 행사를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 제약회사의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다. 새로운 투자의 장이 열리는 셈이다. 제약 분야에선 이미 종근당 등 국내 4개 제약사가 사우디 제약사와 의약품 공급,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화상전문병원 ‘베스티안’의 UAE 진출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베스티안은 이번에 UAE 보건부 산하 알카시미 병원 내 화상센터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사우디에 큰불이 나 화상 환자가 많이 생기는 바람에 보건 당국이 화상 치료에 관심을 두고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한국 병원과의 협력을 제안했다고 한다. 손 과장은 “앞으로 전문 병원들의 중동 진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의료정보시스템이 사우디 공공병원 300여곳에 구축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방안도 협력 합의서에 포함됐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SK텔레콤·이지케어텍 컨소시엄’이 사우디 국가방위부 산하 6개 병원에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7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손 과장은 “유수의 세계 기업이 참여를 원하고 있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도 아닌 우리나라와 협력 합의서까지 맺은 것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가 여성 인력 고용에 관심을 보이면서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인적 교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우디는 우리에게 자국 간호사 훈련을 요청했고, 정 장관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사우디 보건부는 자국 왕세자에게 보고할 테니 한국의 건강보험 전문가를 사우디로 파견해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도 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국가 방역통제센터를 설립하면서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에 자문하기로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 공동 연구도 시행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2-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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