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심해지면 심혈관질환 늘어나
이례적으로 여름을 앞둔 5월까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이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김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원장은 대기오염물질과 심혈관질환 유병률을 살펴본 결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의 2008~2010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자료 중 70만명의 건강 상태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유병률과 3대 주요 대기오염물질인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고혈압 발생률이 4.4% 증가했다. 또 이산화질소가 10ppb(ppb는 10억분의1) 높아지면 고혈압 발생률이 8% 상승했고, 일산화탄소는 10ppb 증가하면 고혈압 발생률이 13%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미세먼지는 폐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 혈전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기오염이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심혈관질환 발생률까지 높인다는 1년 단위 장기 관찰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처음이다.
김 원장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더불어 노후 경유 자동차 역시 대기오염 주범인 것은 확실하지만 둘 중 무엇이 더 인체에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토털환경과학’ 최근호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05-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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