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미니스커트男 ‘음란혐의’ 무죄

공원 미니스커트男 ‘음란혐의’ 무죄

입력 2015-07-22 00:08
수정 2015-07-2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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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음란행동 증거 없어”

망사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모습으로 공원에 앉아 있다가 공연 음란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야한 옷차림을 했지만 음란한 행동을 한 증거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는 여성 의류를 입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기소된 백모(54)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정자에서 속옷 없이 망사 미니스커트와 스타킹, 하이힐을 착용한 채 지나가는 여성들 앞에서 음란한 행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백씨 앞을 지나갔던 여성들은 “백씨가 다리를 벌리고 중요 부위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씨는 “여자가 되고 싶어 그런 옷을 입었고 당시 추워서 다리를 떨었을 뿐 음란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판사는 “당시 백씨의 옷차림을 봤을 때 허리까지 오는 꽉 끼는 팬티스타킹을 입은 상태로 중요 부위를 흔드는 등의 행위는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 여성들이 백씨를 정면에서 자세히 본 것도 아니었다”며 백씨의 음란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남성이 여성용 의복이나 신발, 팬티스타킹을 착용한 채 앉아 있었던 것만으로는 타인에게 혐오감이나 불쾌감을 줄지언정 공연 음란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경범죄처벌법에는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행위’가 처벌대상이었으나 2012년 3월 법 개정 때 해당 항목이 삭제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5-07-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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