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의혹’ 김형준 前검사 “돈 빌렸을 뿐 뇌물 아냐”

‘스폰서 의혹’ 김형준 前검사 “돈 빌렸을 뿐 뇌물 아냐”

입력 2016-11-18 15:23
수정 2016-11-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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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동창 김씨, ‘이중 플레이’로 친분 과시”…22일 출석 전망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가 “돈을 빌렸을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며 뇌물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인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계좌이체로 받은 1천5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 빌린 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전체 금액 중 계좌이체로 받은 1천5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혀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부장이 고교동창이자 ‘스폰서’ 김모(46)씨로부터 받은 돈과 향응이 총 5천800만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은 또 “김씨가 이른바 ‘이중 플레이’를 했다”며 “김 전 부장검사에게는 친한 친구처럼 행세해서 함께 술을 마시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장검사 친구가 있다’고 내세워 과시하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부장검사가 김씨와 술자리를 함께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 “부장검사로서 공여 의도를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김 전 부장과 김씨 사이에 오간 메시지 내용이나 김씨의 진술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김 전 부장 측은 증거로 제출된 메시지 내용이 일부만 발췌돼 오해의 여지가 있다며 전체 내용을 확보해 무죄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은 김씨와 변호인들만 출석해 진행됐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이날 김씨와 따로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은 “핵심 증인인 김씨가 검찰에서 14∼15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으며 진술을 많이 바꿨다”며 “김 전 부장의 변론 내용을 김씨가 듣고 그에 맞춰 진술할 우려가 있다”고 증언 왜곡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뇌물 사건에서 공여자와 수뢰자를 함께 재판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2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김씨로부터 금품·향응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됐다.

그는 서울 강남 고급 술집 등에서 총 29차례에 걸쳐 2천400여만원의 향응을 받고, 김씨의 지인에게 수감 중 편의를 제공해주는 등 명목으로 500만원을 수수했다. 자신과 교분이 있는 곽모(여)씨의 오피스텔 보증금·생활비 등 명목으로 2천8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첫 공판은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공판은 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어 김 전 부장은 이날 처음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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