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3년 만에’… 폭스바겐 벌금 260억원

‘디젤게이트 3년 만에’… 폭스바겐 벌금 260억원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0-02-06 21:44
수정 2020-02-0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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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조작 의혹’ 임원 2명은 실형

“한국 법령 준수 의지 없이 이익 극대화”
재판 불응 타머·힐 사장, 공동범행 인정
독일 검찰이 24일 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를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 1월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모터쇼 미디어 프리뷰에서 연설하는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독일 검찰이 24일 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를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 1월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모터쇼 미디어 프리뷰에서 연설하는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과 허위·과장광고 등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 2017년 1월 기소된 지 3년 만에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유죄 판단을 받았다. 박동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에게도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는 6일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동훈 전 사장에게는 징역 2년, 인증 관련 부서 책임자였던 윤 모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대한민국 법령을 준수할 의지 없이 이익의 극대화에만 집중했다”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신뢰해 소비자들이 국산 차보다 높은 비용을 주고 구매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작사보다 배출가스 기준을 초과한 정도가 가볍다고 해서 유리하게 평가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08∼2015년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하는 ‘유로5’ 환경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 대를 독일에서 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차들은 배출가스를 통제하는 엔진제어장치에 이중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증시험 모드에서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덜 배출하고, 실주행 모드에서는 다량 배출하도록 설계됐다. 149건의 배출가스·소음 시험서류를 조작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으나 2015∼2017년 ‘유로6’ 환경기준을 적용한 차량 600여대를 수입한 혐의 등 일부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박 전 사장 외에도 독일 국적인 요하네스 타머, 트레버 힐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도 기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첫 재판 직전 출장 명목으로 출국해 재판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검찰은 타머 전 사장의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타머 전 사장에 대한 공판은 무기한 연기한 채 이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 먼저 선고를 내렸지만 타머·힐 전 사장의 공동범행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닛산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 홍진표 등)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20-0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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