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재현이 빼돌린 투자금 용처 추적
옵티머스에 거액 투자 7명의 錢主 주목
해덕파워웨이 인수 과정 조폭까지 등장
코스닥 시장 ‘개미 사냥꾼’도 비리 연루
전 靑행정관, 비자금 저수지 관여 의심
1조 2000억원대 금융사기 사건에서 시작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는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은 물론 사모펀드 시장의 난맥상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무자본 기업사냥꾼과 전국구 폭력조직, 돈줄을 쥔 ‘전주’ 등이 결탁해 돈을 굴리는 와중에 전직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법조인들과 부패한 금융 관료까지 개입한 비리 복마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28일 법조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사태는 2017년 김재현(50·구속 기소) 옵티머스 대표와 ‘옵티머스 펀드 설계자’ 유현권(39·구속 기소)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이 경기 용인시 소재 성지건설 인수전에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부실이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유 고문과 공모해 옵티머스가 발행한 펀드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하면 이를 옵티머스 관계사인 MGB파트너스에 조달하고, 다시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지분 확보에 투자하는 구조의 ‘무자본 기업인수’를 진행했다.
성지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된 김 대표는 성지건설이 수주한 공공기관 발주 공사 대금 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뒤 실제 투자금은 옵티머스가 운영하는 대부업체와 페이퍼컴퍼니 등으로 빼돌리기 시작했다. 대부업자 이동열(45·구속기소)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대표가 옵티머스 2대 주주로 이들의 사업에 합류한 시기도 2018년 성지건설 인수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후 이 대표는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아트리파라다이스 ▲씨피엔에스 ▲라피크 ▲블루웨일 ▲충주호유람선 등 5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웠다. 해당 업체는 이 대표의 대부디케이에이엠씨와 함께 모두 옵티머스가 발행하는 사모사채 투자금의 1차 ‘자금세탁소’로 활용됐다.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조사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지난해 7월 이후 판매해 환매 중단된 46개 펀드상품으로 투자받은 자금은 모두 5227억원이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던 상품 설명과 달리 투자금 전액을 옵티머스 산하 6개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씨피엔에스 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 2031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 416억원 등이다.
이후 투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옵티머스 피의자들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각각 옵티머스의 전국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대표는 “아트리파라다이스와 충주호유람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로는 김 대표가 운영했다”라면서 아트리파라다이스와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 트러스트올을 김 대표의 2차 자금 세탁소로 지목했다. 이 밖에 김 대표의 아내와 윤 이사의 아내 이진아(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지분을 절반씩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도 김 대표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받고 있다. 실제 옵티머스 투자금 중 1160억원은 6개 특수목적법인을 거친 뒤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투자금 추적과 함께 옵티머스에 거액을 투자한 7명의 ‘전주’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미(소액주주) 도살자’라는 악명이 붙은 전문 기업사냥꾼과 영호남 지역 폭력조직 등이 등장한다.
7명의 거액투자자 중 박모 전 옵티머스 고문은 지난해 5월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수감 중)에게 피살됐다. 조씨 역시 거액 투자자 중 한 명으로, 박 전 고문은 옵티머스가 선박부품 전문업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조씨로부터 30억원을 빌린 뒤, 이를 제때 갚지 못하면서 살인사건으로 번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로 활동했던 서울 강남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는데, 이씨는 박 전 고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해덕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박 전 고문은 조씨 외에도 전자상거래(B2B) 전문업체 지와이커머스 실소유자 이모(62)씨에게도 ‘일부 지분 양도’를 조건으로 거액을 투자받았지만, 해덕 인수 후 임시주총에 폭력조직을 동원하며 지분 양도는 물론 투자금도 돌려주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미 사냥꾼’으로 알려진 이씨는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옵티머스에 거액 투자 7명의 錢主 주목
해덕파워웨이 인수 과정 조폭까지 등장
코스닥 시장 ‘개미 사냥꾼’도 비리 연루
전 靑행정관, 비자금 저수지 관여 의심
“펀드 사기 키운 금감원 공익감사하라”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라임 등 펀드 사기 키운 금감원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8일 법조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사태는 2017년 김재현(50·구속 기소) 옵티머스 대표와 ‘옵티머스 펀드 설계자’ 유현권(39·구속 기소)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이 경기 용인시 소재 성지건설 인수전에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부실이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유 고문과 공모해 옵티머스가 발행한 펀드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하면 이를 옵티머스 관계사인 MGB파트너스에 조달하고, 다시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지분 확보에 투자하는 구조의 ‘무자본 기업인수’를 진행했다.
성지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된 김 대표는 성지건설이 수주한 공공기관 발주 공사 대금 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뒤 실제 투자금은 옵티머스가 운영하는 대부업체와 페이퍼컴퍼니 등으로 빼돌리기 시작했다. 대부업자 이동열(45·구속기소)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대표가 옵티머스 2대 주주로 이들의 사업에 합류한 시기도 2018년 성지건설 인수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후 이 대표는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아트리파라다이스 ▲씨피엔에스 ▲라피크 ▲블루웨일 ▲충주호유람선 등 5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웠다. 해당 업체는 이 대표의 대부디케이에이엠씨와 함께 모두 옵티머스가 발행하는 사모사채 투자금의 1차 ‘자금세탁소’로 활용됐다.
이후 투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옵티머스 피의자들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각각 옵티머스의 전국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대표는 “아트리파라다이스와 충주호유람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로는 김 대표가 운영했다”라면서 아트리파라다이스와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 트러스트올을 김 대표의 2차 자금 세탁소로 지목했다. 이 밖에 김 대표의 아내와 윤 이사의 아내 이진아(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지분을 절반씩 소유한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도 김 대표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받고 있다. 실제 옵티머스 투자금 중 1160억원은 6개 특수목적법인을 거친 뒤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투자금 추적과 함께 옵티머스에 거액을 투자한 7명의 ‘전주’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미(소액주주) 도살자’라는 악명이 붙은 전문 기업사냥꾼과 영호남 지역 폭력조직 등이 등장한다.
7명의 거액투자자 중 박모 전 옵티머스 고문은 지난해 5월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수감 중)에게 피살됐다. 조씨 역시 거액 투자자 중 한 명으로, 박 전 고문은 옵티머스가 선박부품 전문업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조씨로부터 30억원을 빌린 뒤, 이를 제때 갚지 못하면서 살인사건으로 번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로 활동했던 서울 강남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는데, 이씨는 박 전 고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해덕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박 전 고문은 조씨 외에도 전자상거래(B2B) 전문업체 지와이커머스 실소유자 이모(62)씨에게도 ‘일부 지분 양도’를 조건으로 거액을 투자받았지만, 해덕 인수 후 임시주총에 폭력조직을 동원하며 지분 양도는 물론 투자금도 돌려주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미 사냥꾼’으로 알려진 이씨는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2020-10-2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