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페럿 이용해 조류독감 탐지
훈련되면 배설물 냄새로 정확히 구분
미생물 ‘메틸로트로프’ ‘메틸로루브룸’
독성 화학물 신속 검출 감지센서 개발
사람 질병 조기진단·제약 등 활용 가능
과학자들이 족제비과에 속하는 ‘페럿’을 훈련시켜 저병원성 조류독감을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훈련받은 페럿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조류의 분변이 들어 있는 상자를 찾고 있는 모습.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제공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제공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생의과학과, 국립야생동식물연구센터, 모넬 케미컬센서 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페럿’을 이용해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5월 27일자에 실렸다.
한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분비물을 통해 주로 확산된다. 미국에서도 매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매년 49억 달러(약 5조 5000억원)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하고, 5000만 마리에 가까운 가금류들이 살처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후 15주 된 수컷 페럿 6마리에게 건강한 청둥오리의 배설물과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의 냄새를 구분하고, 오리의 거주 상태와 먹이, 검체 채취일에 따라 달라지는 냄새를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렇게 훈련된 페럿들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청둥오리의 배설물을 매우 정확하게 구분해 내고, 또 다른 조류 감염병인 뉴캐슬병 바이러스나 전염성후두기관염 바이러스에 걸린 조류의 배설물과도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로라도주립대 글렌 골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물을 이용해 감염병 여부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같은 원리를 응용해 사람들의 질병조기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학자들이 박테리아를 이용해 독성화학물질을 간단하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생물 감지센서에 활용된 메틸로루브룸이 작은 집단으로 뭉쳐 있는 모습을 찍은 전자현미경 영상.
미국 아이다호대 제공
미국 아이다호대 제공
포름알데히드는 메탄올이 산화되면서 만들어지는 톡 쏘는 냄새의 무색기체다. 이것을 37% 농도의 수용액으로 만든 것이 방부제나 살균제로 쓰이는 포르말린이다. 포름알데히드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연소될 때 나오거나 산불, 담배연기, 자동차 매연 등에도 포함돼 있다.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눈, 코, 목에 자극이 생기고 호흡기 장애가 발생한다. 심할 경우 독성 폐공기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독성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에 활용된 미생물 메틸로트로프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위키피디아 제공
연구를 이끈 아이다호대 크리스토퍼 막스 교수(미생물생리학)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센서 기술은 기존의 전자센서들에 비해 제조가 쉽고 검출 정확도도 높아 제약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5-27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