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수영 김세진의 꿈 “런던서 금빛 물살을”

장애인수영 김세진의 꿈 “런던서 금빛 물살을”

입력 2011-04-23 00:00
수정 2011-04-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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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회 자유형 400m 번외경기서 비공인 한국신기록

제83회 동아수영대회 이틀째 경기가 열린 23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

오전 예선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수영장을 떠나갈 때 한 선수가 4번 레인 출발대 위에 올라섰다.

지체 장애를 딛고 한국 장애인 수영의 자랑으로 성장한 김세진(14·화성시체육회) 군이었다.

김 군은 양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2009년 영국에서 열린 19세 미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접영 50m와 자유형 150m, 개인혼영 200m 등에서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르는 등 모두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던 기대주다.

자유형 200m와 800m에서는 아시아 최고 기록을 갖고 있을 만큼 장거리 레이스에 능한 김 군은 지난해 주 종목을 자유형 400m로 바꿨다.

그리고 내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금빛 물살을 가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일 5시간씩 강훈련을 이어왔다.

그런데 주 종목을 바꾸고 나서 걸림돌이 생겼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기준기록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 군 또래가 출전하는 국내 장애인수영대회에는 자유형 400m 종목이 없다. 김 군은 자비를 들여 외국에 나가 대회를 뛰고 기록을 인정받아야만 한다.

딱한 사정을 접한 대한수영연맹 등 대회 주최 측의 배려로 김 군은 비록 번외경기이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회에서 지체장애인이 출전한 것은 처음이란다.

자유형 400m에서 김 군의 개인 최고 기록은 6분10초다. 물론 훈련 때는 5분25초에 레이스를 마친 적도 있다.

김 군은 이날 5분31초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개인 기록을 40초 가까이 줄였다. 김 군이 경기를 마치고 나올 때 관중석에 남아 있던 몇몇 선수와 학부모는 손뼉을 치면서 김 군을 격려했다.

김 군은 “긴장해서 그런지 훈련 때 최고 기록을 못 줄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래도 친구들이 뛰는 대회에 나와 경기를 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김군은 대한장애인수영연맹에 이날 기록을 공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김 군이 기록을 인정받으면 새 한국기록이 주인이 된다. 김 군의 어머니인 양정숙 씨 말로는 아시아에서는 2위, 세계에서도 10위권의 좋은 기록이다.

자신의 레이스는 끝났지만, 오후 결승 때 수영장을 다시 찾아 경기를 지켜본 김 군은 “런던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봄볕만큼이나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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