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 기성용, 유로파 본선 데뷔전 풀타임 활약
누가 뭐래도 요즘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잘나가는’ 선수는 기성용(22·셀틱)이다. 기성용이 처음으로 유로파리그 본선 무대를 밟았다. 팀은 졌다. 그래도 기성용은 빛났다.기성용은 16일 스페인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I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후반 풀타임 활약했다. 예상대로 셀틱은 일방적으로 밀리다 0-2로 완패했다.
그러나 기성용만은 밀리지 않았다. 빅리그 선수들의 기세에 눌린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감 있고,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누가 봐도 셀틱의 에이스는 기성용이었다. 4-4-1-1의 전형에 비람 카얄과 함께 중원을 구성한 기성용은 활발한 공격가담과 특유의 패싱력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담 키커로서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처리했다. 역습시엔 자신감 있는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는가 하면, 기회가 날 때마다 과감하고 매서운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 팀의 공격전개가 더딜 경우엔 동료들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직접 전방 침투를 시도하는 등 공격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셀틱 닐 레넌 감독은 올 시즌부터 중원에 기성용-카얄 조합을 중용하고 있다. 기성용에게는 공격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카얄에게는 후방을 받치도록 하고 있다. 공격 능력을 겸비한 기성용과 수비력이 뛰어난 카얄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성용은 이에 따라 지난 시즌 공격을 자제하는 대신 주로 역습에 대비하던 것과 달리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골도 많이 넣었다. 기성용은 지난 10일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11~12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마더웰과의 홈경기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시즌 3호골을 기록했다. 셀틱 입단 뒤 수비형 미드필더로 터프해진 중원의 사령관으로 변신했던 기성용이 이번 시즌에는 공격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3분 라다멜 팔카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끌려 가던 셀틱에서 유일하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기성용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널티지역 외곽 중앙에서 골문 상단으로 향하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렸다. 골문 안으로 빨려드는 슈팅이었지만 골키퍼가 가까스로 공을 크로스바 위로 쳐내 아쉬움을 남겼다.
기성용이 후반 6분 깔끔한 2대1 패스를 성공해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고, 중원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잡자 상대 선수들은 수차례 의도적인 반칙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팀 전체적으로 상대의 공세에 시달리다 보니 골을 넣지는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22분 디에고 리바스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셀틱은 오는 29일 우디네세(이탈리아)를 스코틀랜드 셀틱 파크로 불러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9-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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