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세터 최태웅 ‘맏형의 힘’

[프로배구] 세터 최태웅 ‘맏형의 힘’

입력 2011-12-29 00:00
수정 2011-12-2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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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 중반 최태웅(현대캐피탈)이 코트에 들어섰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은 순간 조용해졌다. 머리를 짧게 깎은 35살의 노장 세터는 그렇게 존재감만으로도 상대방을 위협했다.

드림식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치르는 경기였다. 선발로 나섰던 권영민 세터는 3점차로 앞서 있더니 어느 순간 2점차로 뒤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위기였다. 최태웅은 그때 투입됐다. 흔히 세터에게 ‘코트의 야전사령관’이란 별명을 붙여 주며 큰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 최태웅은 세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는 다독이고, 잘할 때는 격려하며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맏형이었다. 얼마 전 문성민과 한상길이 심기일전하겠다며 삭발을 감행할 때 함께하고, 외국인 수니아스와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짬 날 때마다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최태웅의 모습은 팀에서 고참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교과서와 같다.

그대로 2세트는 내줘야 했지만 3세트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장 주포 수니아스가 살아났다. 2세트에서 6득점, 40%의 공격 성공률에 그쳤던 수니아스는 3세트에 팀에서 가장 많은 9득점, 60%의 성공률을 올렸다. 세트 막판 듀스에 몰렸지만 드림식스의 잇따른 범실로 3세트도 가져올 수 있었다. 기회를 놓친 드림식스는 4세트 자멸했다. 28일 현대캐피탈이 3-1(25-23 23-25 27-25 25-18)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 가도를 달렸다. 9승째를 챙긴 현대캐피탈은 승점 31을 기록, KEPCO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천안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12-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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