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이에리사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졌지만, 이에리사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입력 2013-02-23 00:00
수정 2013-02-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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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서 25-28로 무릎 “체육인 뜻 받아들인다” 승복

사상 첫 ‘여성 스포츠 대통령’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의 도전은 신선한 울림으로 남게 됐다. 이 의원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지난 7일 후보 등록하면서 사퇴한 체육회 선수위원장에게 주어진 투표권 한 장이었다. 대한체육회가 처음 공언한 대로 선수위원장을 이 의원에게 유리한 인사로 뽑았으면 1차 투표 결과는 과반 득표가 없는 27-26으로 나왔을 텐데 지난 15일 박용성 회장이 김정행 당선자를 돕던 김기홍 수영연맹 회장의 측근을 선임하는 바람에 28-25가 됐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와 당락이 갈려 버렸다.

그러나 이 의원은 “체육인들이 잘하실 분을 뽑은 것이니 그 뜻을 받아들이겠다. 25표가 주장하는 변화와 개혁을 체육회가 잘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깨끗하게 승복했다. 유도계 대부이자 자신이 총장으로 모시던 김 회장에게 조직과 경험 모두 한참 열세란 평가였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간발의 차로 졌다. 첫 도전에서 예상 밖의 많은 득표력을 보여 차기 도전에도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의원은 1973년 사라예보에서 정현숙 등과 함께 구기종목 최초로 세계를 제패하며 탁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은퇴 뒤 대표팀 코치와 감독, 용인대 교수, 태릉선수촌장,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등을 거쳤다. 특히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단 총감독을 맡았다. 첫 여성 선수촌장으로서도 새 길을 열었다. 지난해 4월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다. 이 의원은 탁구를 즐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30년 가까이 친분을 쌓았다. 박 당선인의 선거 캠프에서 함께했고 지금도 수시로 독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의원은 “여성 체육인들이 더 클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3-0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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