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진, MVP·득점왕·베스트 7 싹쓸이
한국 여자 주니어핸드볼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의 프란 갈로비치 경기장에서 펼쳐진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20세 이하) 선수권 결승에서 러시아를 34-27로 물리쳤다.
1977년 대회가 창설한 이래로 우승 없이 3번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던 한국은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상대인 러시아가 소련 시절이던 1985년, 1989년, 1991년 대회 결승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아픔이 있어서 더욱 기쁨이 컸다.
비유럽국이 대회 정상에 등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이효진(경남개발공사)이 선정됐다.
한국이 6위를 차지한 직전 대회에서도 MVP에 뽑힌 이효진은 2회 연속 최고 선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가 MVP에 오른 2010년 대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은 주니어선수권에서 3회 연속 MVP를 배출했다.
이날 9골을 보탠 이효진은 이번 대회 64골을 올려 득점왕도 차지했고 베스트 7 센터백 부문도 휩쓸었다.
주장 원선필(인천시청)도 베스트 7 피봇에 뽑혀 한국에서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가 2명 배출됐다.
전반 초반 상대의 촘촘한 수비 때문에 6-6으로 맞서던 한국은 중반으로 접어들며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조수연(한국체대)의 연속 2득점을 시작으로 유소정(의정부여고)의 7m 스로, 김수정(한국체대)의 슛이 골 그물을 흔들어 10-6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이효진과 유소정이 번갈아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전반 막판에는 16-8까지 달아났다.
러시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러시아는 안나 비야히레바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고 후반 6분이 지나자 15-18로 맹추격했다.
그러나 한국은 김수정(한국체대), 김상미(삼척시청)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종료 15분여를 남기고 25-19로 러시아의 추격권에서 한 걸음 멀어졌다.
이어 이효진이 연속으로 골을 터뜨리며 러시아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이후 한국은 힘이 빠진 러시아를 상대로 종료 3분여 전에는 34-26까지 달아나는 여유를 보이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이날 주크로아티아 한국 대사관 직원을 비롯해 20여 명의 교민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쳐 한국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 13일 전적
▲ 결승
한국 34(16-10 18-17)27 러시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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