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병호 “MLB 진출 욕심 있어…구단과 대화 희망”

<프로야구> 박병호 “MLB 진출 욕심 있어…구단과 대화 희망”

입력 2015-01-20 07:35
수정 2015-01-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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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홈런왕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사흘째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나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하기에 구단의 해외 진출 허락이 필요한 상황에서 함부로 MLB진출을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어릴 적부터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나간다면 일본이 아닌 미국이라고 잘라 말했다.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11년차를 맞이한 박병호는 오랜 유망주 생활을 거쳐 넥센으로 이적한 2011년부터 극강의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뛴 2012년 31개, 2012년 37개를 친 뒤 지난해에는 52개를 터뜨려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재연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의 승낙을 받아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7년차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강)정호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을 1년간 지켜봤다”면서 “돈 주고도 못살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빅리그 진출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이곳에서는 작년에 부족함을 느낀 것을 보완하는 시기라 말을 아끼고 싶다”며 2차 스프링캠프가 이어지는 일본 오키나와나 캠프 귀국 후 서울에서 구단 관계자와 국외 진출 문제를 밀도 있게 상의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넥센은 강정호의 국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전지훈련에 그를 보내는 등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지원 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팀의 대들보이자 4번 타자인 박병호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강정호를 보러 왔다가 박병호에게 반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1년 후배인 강정호에 대해 “무언가에 무섭게 빠져서 열심히 훈련하는 대단한 선수”라고 높게 평가한 뒤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정호는 박병호를 향해 “병호 형이 내게 잘 해줘야 한다”며 “내가 올해 빅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남기느냐에 따라 병호 형의 (포스팅시스템) 몸값이 정해진다”고 농담을 던져 깊은 우애를 뽐내기도 했다.

한국 야구의 거포 계보를 이은 박병호는 “올해 목표는 홈런 53개를 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온전히 나만의 타격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라면서 “2년간 가을 야구에서 무기력했는데 올해에는 기필코 한국시리즈에 또 올라 분한 감정을 떨치고 싶다”고 강렬한 우승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정호의 파워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것이라면 박병호의 힘은 선천적”이라면서 “강정호가 부진을 금세 잊고 또다시 내일을 준비하는 소탈한 스타일이라면, 병호는 고민을 거듭하는 섬세한 유형”이라고 평했다.

그는 “길었던 유망주 시절을 힘겹게 이겨내고 한국의 대타자로 성장한 만큼 병호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낼 지혜가 있다”며 박병호의 잠재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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