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록만 넘어서면 메달은 따라오리라 자신”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금지 규정 ‘이중 처벌’ 논란 계속될 듯도핑 파문 이후 18개월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는 박태환(27)이 리우 올림픽 출전 희망을 공식적으로 피력했다.
복귀 소감 밝히는 박태환
’마린보이’ 박태환이 27일 오후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일반부 자유형 400m 결승을 마친 후출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박태환은 27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사흘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결승 1조 경기에서 3분44초26에 레이스를 마쳤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 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올해 남자 자유형 400m 세계랭킹 1위 기록은 맥 호튼(호주)이 지난 7일 호주선수권대회에서 세운 3분41초65다.
박태환은 경기 후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만큼 노력했다”면서 “힘든 점이 많았는데 그래서 더 훈련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이 2014년 11월 끝난 전국체전 이후 약 18개월 만에 치르는 공식 복귀 무대다.
박태환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면서 이번 대회 기간에는 인터뷰를 사양해왔다.
박태환은 우선 “예상 기록보다 저조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자유형 200m에서 올해 세계랭킹 7위 기록(1분46초31) 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좋지 않아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첫날 경영 종목 최장거리인 자유형 1,500m 경기를 뛴 것을 예로 들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마라톤을 하고 단거리를 뛴 것이라서 조금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기록이나 랭킹은 뒤처질 수 있지만, 첫 100m 구간을 52초대에 돌고 나머지 100m를 53초대에 헤엄친 것은 좋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태환은 “개인적으로 전체 기록만 보면 아쉬운 감은 있다. 이것보다 더 잘 나왔으면 좋은데 일정이나 외적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런 것을 배제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오전, 오후에 걸쳐 제대로 훈련한 것은 지난달 호주로 건너간 뒤 6주 정도에 불과했다.
그는 “더 좋은 기록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여러 상황에서 이런 기록을 낸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만족해했다.
박태환은 이날 자유형 400m 경기 직전에는 수영복이 찢어져 뛰어가 갈아입고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다.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 출전자격이 주어지는 국제수영연맹(FINA) A기준기록도 이날까지 자신이 출전한 세 종목에서 모두 무난히 통과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A기준기록을 통과했더라도 리우 올림픽에는 나설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체육회 규정이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고 이번 대회를 통해 박태환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생기는 분위기다.
박태환은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올림픽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있다”고 리우행이 이뤄지길 소망했다.
이어 “금메달을 따겠다는 것보다는 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것에 대해서는 “훈련한 것이 아까웠고, 많은 분이 관심가져주시는 데 보답할 길이 이번 대회 출전밖에 없었다”면서 “이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지면 자신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에서는 내 기록을 넘어서면 메달은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한다”고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