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건 마지막 승부… ‘해체 위기’ 전자랜드의 돌풍

인생 건 마지막 승부… ‘해체 위기’ 전자랜드의 돌풍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10-19 18:10
수정 2020-10-2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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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분류 개막 4연승… 근성 돋보여
국내 선수 4명 평균 두 자릿수 득점 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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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단 운영 마지막 시즌을 맞은 인천 전자랜드가 홈 경기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내건 새 슬로건.
농구단 운영 마지막 시즌을 맞은 인천 전자랜드가 홈 경기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내건 새 슬로건.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매 경기 인생을 건 ‘마지막 승부’로 코트를 뜨겁게 달구며 2020~21시즌 초반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자랜드는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 8월 모기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접는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아직 인수 기업이 나오지 않아 내년 이후 미래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팀 주축이던 강상재가 입대하고 김지완은 전주 KCC로 이적했다. 외국인 선수 2명을 새로 영입한 것 외에는 별다른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즌 뚜껑을 열어 보니 개막 4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19일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특출난 선수 한 명이 팀을 이끄는 게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팀은 1위인데 득점 10위 내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이대헌(15.5점)이 15위로 순위가 가장 높다. 흔히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고 하는 외국인 선수의 공격 공헌도도 낮다. 헨리 심스 12.3점, 에릭 탐슨 11.3점으로 전체 외인 20명(KCC 라건아 포함) 중 하위권이다. 그러나 이들은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또 공격의 빈틈은 이대헌을 비롯해 김낙현, 전현우(이상 12점), 정영삼(10.8점) 등이 분담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선수가 4명이나 되는 것은 10개 팀 중 전자랜드가 유일하다.

위기가 전자랜드의 근성을 더욱 악착같이 만들어 똘똘 뭉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참 정영삼이 지난 18일 KCC전에서 4쿼터 중반 타일러 데이비스와의 리바운드 다툼을 이겨 내며 골밑 득점을 올렸던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팀 분위기는 전염된다. KCC전 야투 성공률이 떨어졌던 심스는 경기 뒤 체육관에 홀로 남아 묵묵히 슈팅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하나로 뭉친 전자랜드의 ‘올 포 원’(All for one) 농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영삼은 “더 많이 이겨 우리 가치를 좋게 가져가고 싶다”면서 “난 농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후배 선수들은 앞으로 마음 편하게 농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10-2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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