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 기용 압박 없길 희망”
세라 머리(30·캐나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정부의 남북 단일팀 추진에 대해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세라 머리(캐나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는 “선수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따낸 자리이고, 선수들 스스로 올림픽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북한 선수를 추가할 경우 우리 선수들에게 분명히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처럼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추가되면 조직력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선수에게) 대표팀 시스템을 가르치는 데만 해도 한 달이 걸린다. 나 역시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앞서 정부는 올림픽 엔트리 23명에 북한 선수들을 위한 특별 엔트리를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우리 선수들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단일팀 얘기가 나왔다가 무산된 경험이 있어서 이틀 전에 단일팀 얘기를 들었을 때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은 카메라를 보니 단일팀 논의가 얼마나 진지하게 진행 중인지 알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만 “단일팀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우리 대표팀이 올림픽에 부진한 결과를 내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선수들에게도 훈련에만 집중하자고 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머리 감독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직접 지켜본 북한 선수 중에서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 정도는 우리 대표팀에 도움이 될 만한 수준이지만 우리 1∼3라인(주전급)에 들어올 만한 수준의 선수는 없다. 또 10명까지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만약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나에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은 없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치 논리로 밀어붙인 남북 단일팀 구성이 암초를 만났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1-17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