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반란… ‘그라운드 신화’ 되다

17세의 반란… ‘그라운드 신화’ 되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5-10-21 23:04
수정 2015-10-2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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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에 1-0 극적인 승리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오세훈(16·울산현대고)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마치 농구경기의 ‘버저비터’처럼 오세훈의 골이 터지자마자 경기가 끝났을 정도로 극적인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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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이 21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세훈이 21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기니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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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왼쪽) 등 동료들이 오세훈(가운데)을 축하하는 모습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상민(왼쪽) 등 동료들이 오세훈(가운데)을 축하하는 모습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니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승점 6)으로 남은 24일 잉글랜드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따라서 국제대회 조별리그 때마다 마음을 졸이며 들춰 봐야 했던 ‘경우의 수’를 이번에는 따지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한국 남자축구가 FIFA가 주관한 대회(올림픽 포함)에 총 36차례 출전해 첫 두 경기를 잇달아 이긴 건 처음이다. 2연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것 역시 역대 출전 사상 최초다.

역대 최고의 성적(4강)을 냈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폴란드)에서는 이겼으나 두 번째 경기인 미국전에서는 무승부에 그쳤다.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랐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잡았으나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패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 감독의 ‘족집게 교체 신공’이 빛을 발했다. 지난 18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교체돼 들어간 선수가 1분 만에 결승골 도움을 만들었고, 이날 경기에서도 교체 투입된 선수가 1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낸 것이다.

이날 경기는 후반 45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 2분이 주어질 때까지 0-0으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무승부로 경기가 끝날 분위기였다. 그때 최 감독은 체력이 떨어진 이승우(17·바르셀로나)를 빼고 벤치에서 대기하던 오세훈을 투입했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려는 전략적인 교체로만 생각했지만 1분 뒤 오세훈은 기적과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오세훈은 지난달 처음 최진철호에 합류한 새 얼굴로 경기 출전 횟수도 3회밖에 되지 않는다. 최 감독으로서는 마지막 승부수였던 것이다.

앞서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도 0-0 상황이 이어지던 후반 33분 최 감독은 박상혁(17·매탄고)을 빼고, 벤치에서 대기하던 이상헌(17·울산현대고)을 내보냈다. 이상헌은 1분 뒤 장재원(17·울산현대고)의 결승골을 도왔다.

1998년생이 주축인 U-17 대표팀에서 1999년생으로 막내인 오세훈은 “그라운드에 들어갔을 때 감독님 지시에 따르며 형들에게 도움을 주려 했다”면서 “골을 넣었을 때 기억은 솔직히 잘 나지 않는다. 넣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나이지리아 대회 8강 이후 6년 만에 대회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16강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24일 잉글랜드전에서 조 1위가 확정되면 다른 조의 3위 팀과 16강에서 만나고 조 2위가 될 경우 F조 2위와 맞붙는다. 한국은 잉글랜드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에 오를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5-10-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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