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패션양말의 유혹/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패션양말의 유혹/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3-10-23 00:00
수정 2013-10-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느 나라든 보통 관료들의 옷차림은 점잖기 마련이다. 하다못해 양말도 칙칙한 색깔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좀 달랐다. 보도 사진을 보면 헤이글 장관의 엷은 베이지색 바지 아래 드러난 양말은 석류와도 같은 빨간색이었다. 예전에 검정 교복차림에 다이아몬드 스텝 춤을 장난스럽게 추던 어느 개그맨의 빨간 양말이 떠오른다.

튀는 양말이 물론 헤이글 장관의 전유물은 아니다. 호호 할아버지가 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파란 점박이 분홍양말이나 성조기 무늬 양말 같은 ‘아주 괴상하고 특이한 양말’을 좋아해 부인 바버라 여사가 골치 아파한다고 하지 않나.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어느 전직 고위공직자의 양말도 요란한 무늬가 범상치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들이 남다른 패션감각의 소유자이기에 이런 양말을 신은 것 같지는 않다. 꽉 짜인 일상에서 잠시나마 ‘일탈’의 여유를 느껴보고자 함이 아닐까. 아무튼 그 파격의 미학에 자유의 기운이 담겨 있어 좋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10-23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