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연말 정산/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연말 정산/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12-02 00:00
수정 2013-12-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올해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았다. 또 한번의 정리를 해야 할 시기다. 거리 음식점엔 벌써 연말모임 예약 문구가 큼지막하게 내걸렸다. 지난 주말에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후배와 때 이른 송년 자리를 가졌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연말엔 짬을 내긴 글렀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예년보다 드세진 세무조사에 밤새워 준비해야 한단다.

술잔이 몇 순배 돌 무렵 40대 중반을 앞둔 그는 사업 독립을, 50대 중반인 나는 제2 인생을 이야기했다. 직종과 직장을 바꾼다는 것은 여간 호락호락하지 않다. 좌중의 웃음에 잊혔지만 두 사람에게 곧이어 닥칠 현실이다. 그 후배는 두어 해 전에 ‘독립 사무실’을 내려고 했지만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지금껏 결정을 미뤄온 터다. 그날의 송년 자리가 일종의 ‘인생 중간정산’을 해준 셈이 됐다.

정리는 때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만든다. 삶에 물음표마저 찍기 힘든 우리의 바쁜 일상. 너무도 고단했던 올해는 더할 듯하다. 때마침 자동차 딜러인 후배가 연말 건배사 20여개를 보내왔다. 한 해를 정리하란 신호 아닌가.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12-02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