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찌를듯한 원색 단종의 비애 아련히

눈을 찌를듯한 원색 단종의 비애 아련히

입력 2010-10-29 00:00
수정 2010-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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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가 서용선 풍경화 개인전

중견 화가 서용선(59)의 풍경화 개인전이 서울 팔판동 리씨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 전남 강진의 강진만, 경북 청송의 주왕산 등 그가 직접 찾아다녔던 지역을 화폭으로 옮긴 크고 작은 풍경화 15점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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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80년대 중반 단종의 죽음을 주제로 한 ‘노산군 일기’ 연작 이래 역사적 사건에 얽힌 인물이나 도시의 인간군상, 신화와 전쟁 등 역사화와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그려 왔다.

과감한 원색의 대비와 투박하고 거친 붓 자국이 빚어내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작업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온 그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풍경화는 그래서인지 풍경 자체로만 보이지 않는다. 전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작품 속 풍경과 연관된 인물, 사건과 역사의 그림자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가령 ‘청령포’에선 영월로 쫓겨간 단종의 비극이, ‘강진만’에선 남도로 유배당한 다산 정약용의 고뇌가, 태백 탄광지대의 풍경을 그린 ‘철암천변’에선 산업화가 할퀴고 간 상흔이 엿보인다.

눈을 찌를 듯한 원색의 사용은 풍경화에서 더 도드라져 보인다. 원과 삼각형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원근법을 무시한 채 평면으로 그린 기법도 인상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작가의 심리가 반영된 색채와 구도를 반영한 그림들이다.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2년 전 서울대 미대 교수직을 버리고, 경기 양평 작업실에서 파묻혀 사는 그는 “도시의 속도감과 스펙터클함 때문에 놓쳤던 자연의 다채로운 풍경을 이제야 제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드로잉 30여점도 소개된다. 11월30일까지. (02)3210-046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0-10-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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