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보육·교육예산 공방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당장 나와 해명해야 합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조희연(오른쪽)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 경기, 강원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교문위 국감은 야당 의원들이 지난 15일 누리과정 예산 관련 정부의 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긴급출석을 요구, 3시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2015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정부 예산이 아닌 시·도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에서 편성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야권 의원들은 급기야 국감장 대신 국회 정론관을 찾았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태년 의원이 대표로 “두 부총리의 기자회견은 국회를 능멸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는데, 이유는 이렇다.
“유치원이나 학교와 다르게 어린이집은 법상 교육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만 3~5세 어린이집 지원 예산(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재정부금(교부금)이 아니라 중앙정부 일반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 정부는 2012년 각종 시행령을 개정해 교부금 재원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근거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정부가 자의적으로 만든 이 시행령은 모두 상위법에 위배된다. 그런데도 두 부총리는 교육청과의 협의 없이 교육청이 빚을 내서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하고, 중앙 정부는 책임지지 않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황 장관의 국감 출석에 대한 여야 논의를 미룬 채 시작된 오후 국감에서 야당 의원과 진보 성향 교육감 3명이 합세해 정부를 비난했다. 윤관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보육을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건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었는데,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람처럼 공약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교육 예산 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기재부 재정추계에 따르면 내년 교부금 총액은 49조원인데, 실제로는 39조 5000억원이 편성됐다. 기재부가 잘못된 재정추계를 인정하고, 과감한 예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은 “세금에서 나오는 돈이니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에는 중앙이든, 지방이든 서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머지 여당 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갈등 대신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폐지 논란 등에 초점을 맞췄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4-10-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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