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일조권 침해’ 불법 베란다 철거 첫 판결

법원, ‘일조권 침해’ 불법 베란다 철거 첫 판결

입력 2015-06-08 07:29
수정 2015-06-08 07: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손해배상에 첫 건물 일부 철거 명령…”일조권 추가침해 막아야”

신축 건물이 기존 주택의 일조권을 침해한 상태에서 또 베란다를 불법 증축했다면 이를 철거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조권 침해 손해배상과 함께 건물 일부의 철거를 명한 첫 사례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윤강열 부장판사)는 A빌라에 사는 홍모씨 등 7명이 인접 B빌라 소유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서 “총 8천70만원을 지급하고 불법 증축 베란다를 철거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홍씨 등은 2009년 지은 지상 6층 규모 A빌라의 1, 2층 4세대를 각각 분양받아 사는데 이 빌라 남쪽에는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이 있었다.

이후 김모씨 등 2명은 2013년 10월 단독주택을 사들여 허물고 지상 4층 규모의 B빌라를 신축했다.

또 건물 사용승인 직후 A빌라 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3층과 4층의 면적 차이로 생긴 여유 공간 23.23㎡에 베란다를 불법 증축했다.

홍씨 등은 일조권 침해로 말미암은 손해배상에 더해 베란다로 확장한 부분의 철거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이 판례에 따르면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오전 9시∼오후 3시 연속 2시간, 또는 오전 8시∼오후 4시 총 4시간의 일조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일조권이 침해된 것으로 본다.

법원의 감정 결과 A빌라의 101호와 102호는 이전에 3시간 이상이던 총 일조시간이 B빌라 신축 이후 각각 11분, 15분으로 줄었고, 201호와 202호는 총 4시간 이상에서 각각 1시간48분, 56분으로 줄었다. 201호는 B빌라의 베란다 증축으로 총 일조시간이 1시간14분으로 줄었다.

법원은 일조권 침해를 인정해 주택의 시가하락분에 해당하는 재산상 손해 중 70%와 위자료 200만∼3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배상 책임 비율은 도시 주거 환경에서 인접 건물 탓인 일조권 침해를 수인한도까지는 감수해야 한다는 점과 B빌라가 증축 부분을 제외하고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규정을 지켰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재판부는 “베란다는 준공검사 이후 불법 증축된 것이고 건축법령상 일조권 사선 제한 규정을 위반해 원고의 일조권 침해가 더 심화했다”며 일조권의 추가적인 침해를 막기 위해 이 부분을 철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