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113년째 초등학교에 ‘방치’

국내 유일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113년째 초등학교에 ‘방치’

김태이 기자
입력 2021-12-30 16:12
수정 2021-12-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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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유달초교 복도 유리관에…전문가들 “탈색 심해 보존·관리 시급”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를 앞두고 국내 유일의 한국산 호랑이 박제 표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표본은 전남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있다.

박물관이나 전시관도 아닌 초등학교에 호랑이 박제가 놓인 사연은 이렇다.

일제강점기인 지난 1908년 한 농부가 영광군 불갑면 불갑산 기슭의 함정에 빠져 있는 암컷 호랑이를 발견해 붙잡았다.

호랑이는 10살 안팎으로 몸통 길이 약 1m 60㎝, 신장 95㎝, 몸무게 약 180㎏으로 추정된다.

호랑이는 당시 일본인 부호가 사들였고, 그는 일본에서 박제 처리한 후 1909년 일본인 학생들이 다니는 목포유달초(당시 목포공립심상소학교)에 기증했다.

이 박제는 지금까지 113년째 학교 본관 복도 유리관에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박제는 한국 호랑이 유일한 채집 표본이고 연대, 지역이 확실히 적혀 귀중한 역사적 자료로 더 이상의 훼손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이 표본은 한국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유일한 자료인데도 한 초등학교에 113년째 사실상 방치(?)돼 표본으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석이 이학박사는 30일 “유리관에 보관 전시되기 전 햇볕에 표본이 노출되면서 탈색되고 털 길이도 삭아 짧아졌으며 윤택한 모질도 거칠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목포시와 호남권생물자원관은 유달초등학교에 표본 보존 처리, 전시 등을 위해 수 차례 접촉했지만 학교 측이 거부했다.

학교 측은 학교의 자산으로 동문이 강력하게 반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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