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상훈 사장 부정 묵과할 수 없었다”

이백순 “신상훈 사장 부정 묵과할 수 없었다”

입력 2010-09-16 00:00
수정 2010-09-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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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6일 “도덕적 흠결이 발견된 이상 선배이고 직위가 높다고 해서 묵과할 수는 없었다”며 이달 초 전 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상당한 고뇌가 있었음을 토로했다.

 이 행장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영진이 불골쇄신할 것”이라며 “다시 고객에게 눈과 귀를 돌리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행장은 이날 행 사내 방송을 통해 이사회의 신 사장 직무정지 안 의결과 관련,“이사들이 고소사유를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줬다”며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법적 판단은 검찰에서 내려야 하고 조직의 빠른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 끝에 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사건의 일면을 인식하게 됐으며 내부 조사를 거쳐 지난달 말에야 제대로 된 진상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그간 은행이 쌓아온 공든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며 “전임 행장이고 존경하던 선배가 관련된 일이어서 처음에는 사실조차 인정하기 힘들었고 해결방안을 내리기까지 외로운 고뇌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을지라도 오로지 은행의 창업정신과 미래,은행에 인생을 건 직원들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신한은행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스쳐가는 직장인으로 생각해 이번 문제를 덮고 가는 것은 은행과 후배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사건의 본질은 은행의 백년대계를 위해 부정과 부도덕한 행위를 뿌리뽑고자 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은행의 원칙과 규정은 지위고하를 떠나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누가 잘못됐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훗날 돌이켜보면 이번 사건은 오히려 신한정신을 바로 세우고 더욱 깨끗하고 건실한 은행으로 성장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직원들은 투명한 원칙과 규칙을 바탕으로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소신이 존중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가치는 더욱 커져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더 큰 이익과 가치를 돌려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신한은행이 이 땅에 존재하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사명을 다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행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는 뼈아픈 자성을 하게 됐으며 은행을 위해 다시금 분골쇄신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외부에 돌렸던 눈과 귀를 다시 고객에게 돌리고 각자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 행장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에 대해서도 최대한 배려를 할 것”이라며 “신한 이름에 자부심을 느끼며 모든 것을 은행에 바쳐왔던 직원들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주고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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