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 환율전쟁] 美·EU·IMF, 中협공… 환율세계대전 막 열리나

[G3 환율전쟁] 美·EU·IMF, 中협공… 환율세계대전 막 열리나

입력 2010-10-09 00:00
수정 2010-10-0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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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회 개막… 향후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지난 4~5일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중국 위안화 환율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은 이번 IMF 총회를 자국 상품 수출에 유리한 외환시장 조성 무대로 삼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주요 3개국(G3) 간 격한 대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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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총회 개막을 전후로 미국과 EU에 이어 IMF 등 주요 국제금융기관들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에 대한 서방 세계의 글로벌 좌우 협공이 시작된 것이다.

유엔총회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를 꺼내든 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미 하원도 지난달 29일 환율 조작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중국 때리기에 힘을 보탰다.

관망 자세를 보이던 EU도 지난 4일 브뤼셀에서 열린 ASEM에서 대 중국 압박에 본격 가세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 등이 총 출동했다. 이들은 5일 원자바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시정을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EU의 본격적인 대 중국 압박에는 위안화 절상 없이는 침체 국면의 유럽 경제를 회복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국제 금융질서 개편 논의에 있어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판단도 담겼다.

EU 정상들에 이어 IMF와 세계은행 등도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총회 개막 기자회견에서 “저평가돼 있는 중국 위안화 문제가 글로벌 경제 긴장의 근원”이라면서 “환율을 무기로 삼아 수출을 늘리고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 노력을 촉구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중국과 같은 거대 신흥국가들이 IMF 내에서 발언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더 큰 책임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중국의 IMF 지분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분쟁으로 치달으면서 보호주의를 초래할 경우 193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으로 이웃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은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자국의 위안화 절상 노력이 한계 수위에 이를 정도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서방 세계의 압력에 맞설 태세다. 그만큼 양측 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사흘 일정으로 진행되는 IMF 연차 총회 기간 미국, 중국, EU가 위안화 문제를 놓고 의미 있는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선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로 확대될 것이 우려된다. 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주요 의제로 잡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정망 확충 등의 합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마저 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5일 미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ultra-loose) 통화정책이 세계경제가 회복하는 데 있어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10-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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