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3인방 시대’ 막 내린다

신한금융 ‘3인방 시대’ 막 내린다

입력 2010-12-29 00:00
수정 2010-12-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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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 고소하면서 촉발된 ‘신한사태’가 결국 신한금융지주 ‘빅3’의 퇴진으로 결말을 맞았다.

 검찰이 29일 신 전 사장과 이백순 행장을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이 행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라 전 회장은 신한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10월30일 물러났으며 신 전 사장도 이달 6일 자신을 고소한 이 행장과 화해하고 사장직을 내놨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한지주를 이끌어왔던 3인방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이들 3인방은 신한지주를 국내 최고 금융그룹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들이었으나 신한사태로 인해 각자의 금융인생에 큰 오점을 남겼다.

 1982년 재일교포들과 함께 신한은행 설립을 주도한 라 전 회장은 은행장 3연임과 지주회사 회장 4연임에 성공해 총 19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자리를 지키며 ‘금융계 이병철’로 불렸다.

 출범 당시 점포 3개로 시작한 신한은행이 굿모닝증권(2002년),조흥은행(2003년),LG카드(2006년)를 잇따라 인수합병(M&A)하고 자산 310조원대로 몸집을 불리기까지는 라 전 회장의 공이 컸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라 전 회장 1인 독주 체제의 부작용도 여실히 드러났다.

 신한지주의 지분을 고작 0.04% 보유한 라 전 회장이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장기집권하는 동안 후계자를 키우지 않아 신한사태로 표출된 ‘권력투쟁’이 발생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은 대내외 신뢰도 하락이라는 큰 상처를 입었고,라 전 회장도 박수받지 못한 채 52년간 몸담아온 금융계를 떠나야 했다.

 라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신 전 사장도 42년간 은행원 생활을 횡령 혐의를 쓴 채 불명예스럽게 마감했다.

 신 전 사장은 1968년 한국산업은행에서 은행원 배지를 단 뒤 40년 넘게 금융인의 외길을 걸어와 최고 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해 영동지점장,오사카지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03년 은행장에 취임해 2006년 조흥은행과의 통합은행장에 선임됐고,이후 은행장 연임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인호 전 사장을 제치고 지주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2인자에 올랐으나 자신이 평생 몸담아온 은행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면서 입지가 흔들렸다.

 신 전 사장은 신한사태 이후 ‘명예 회복’을 위해 자진 사퇴를 거부했지만,사태가 장기화하자 조직을 위해 결국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말단 은행원에서 은행장 자리까지 오른 이 행장 역시 이번 사태가 아니었다면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었다.

 1971년 제일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82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분당시범단지 지점장,비서실장,신한지주 상무,부행장 등 은행과 지주회사를 오가며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지난해 2월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가 주도한 신한사태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 행장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 3인은 내년 3월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한 자신도 이사직 임기를 유지할 것임을 내비쳐 신한 구성원에 대한 이들 3인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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