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노무담당자 111명 설문해보니

기업 인사·노무담당자 111명 설문해보니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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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설립 추진” 38% “실리형 복지노조로” 84%

 지난 1일부터 한 개의 기업에 여러 개의 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되면서 기업 10곳 중 4곳꼴로 복수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없는 기업이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는 움직임도 10곳 중 2곳에 이르렀다. 새로 설립이 추진되는 노조는 친기업 노조나 실리적 중도노선의 노조가 대부분이었으며 강성 노조가 가장 적었다. 복수노조제도 시행이 기존 노동계 구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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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이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대기업·중소기업의 인사·노무담당자 11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복수노조로 인해 사내에 새로운 노조의 설립이 추진되는 곳은 23.4%(26개)였다. 현재 전국의 기업수는 100만개 안팎으로 1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만 1만개가 넘는다.

 조사결과 기존에 노조가 있는 기업일수록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활발했다. 노조가 있다고 답한 34개 기업 중 38.2%(13개)가 복수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반면 노조가 없는 기업 77개 중 16.9%(13개)가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였다. 기존 노조가 양대노총 소속인 경우 친기업 노조나 실리적 중도 노조가, 친기업 노조가 있는 곳은 양대노총 소속의 노조가 서로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노조 기업에 새 노조가 생길 가능성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 노조의 성향은 친기업 노조가 50%(13개)로 가장 많았고, 실리적 중도노조가 34.6%(9개)를 차지했다. 강성노조는 15.4%(4개)로 가장 적었다.

 향후 사내에 몇 개의 노조가 새로 생기겠느냐는 질문에는 ‘안 생길 것이다’가 48.6%(54개), ‘1개’가 37.8%(42개)였고, ‘2개’와 ‘4개 이상’이라는 답변은 각각 11.7%(13개), 1.8%(2개) 등이었다. 복수노조제로 인해 우후죽순 격으로 새 노조가 생겨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배치되는 결과다.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복수노조제 시행으로 양대 노총이 회사 측보다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손해(22.5%)라는 응답이 이익(21.6%)보다 많았지만 양대노총의 경우 이익(36.9%)이 손해(18.9%)보다 많았다. 한 노무담당자는 “친기업 노조가 많이 생겨도 회사 측에서는 신경 써야 하는 집단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라면서 “반면 현재 10%에 불과한 노조 조직률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7-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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