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08% 급등, LG전자 0.31% 상승 그쳐
미국·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 전업종이 상승해 개별 이슈가 무의미해졌음에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종목별 희비는 엇갈렸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08% 오른 75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까지 9거래일째 하락해 종가 기준 70만원 사수가 위태롭던 상황이었다.
반면에 LG전자는 전날보다 0.31% 오르는데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 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장중에 0.15%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가 특허전쟁에서 유리해지겠지만, 구글이 새로운 서비스를 모토로라에 우선 제공하면 국내 업체들이 소외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애플처럼 되고 싶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안드로이드 제조사의 입지가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와 경쟁하던 회사들은 앞으로 구글의 기술지원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칠 영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구글이 파트너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지만, LG전자는 모토로라와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 사정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순학 연구원은 “LG전자는 투자 관점에서 당분간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토로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반색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인터플렉스와 이엘케이는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 노출도가 높은 부품업체들은 실적개선 기대와 함께 주가에 긍정적 모멘텀을 받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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