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ㆍ키고 피해자 300명 주축…외국인 참석 눈길 ‘한국의 99%가 미국의 99%에게’ 한글ㆍ영문 서한문

미국 월가 시위 한달째를 맞는 15일 각국에서 열리는 반(反) 금융자본 시위에 발맞춰 서울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금융소비자협회와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 -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를 구호로 월가 시위 국제연대집회를 열었다.

약한 빗줄기 속에 열린 집회에는 시민단체 회원을 비롯해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와 키코(KIKO)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이 참가했으며 전 세계 시위를 촉구하는 온라인 사이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를 보고 집회 현장을 찾은 외국인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모든 곳을 점거하라(Occupy Everywhere)’는 뜻의 영어 구호를 외치고 ‘한국의 99%가 미국의 99%에게’라는 제목의 영어와 한국어가 함께 적힌 서한문을 돌렸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대학생들, 금융기관 범죄 때문에 일생 모은 저축을 날린 노인들, 투기자본 때문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한국에도 사방에 넘쳐난다”며 “한국의 보통사람도 당신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광장에서는 빈곤사회연대 소속 200여명이 저소득층 복지 확충과 주거권, 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를 비롯한 4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오후 6시 서울광장에 집결해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다’를 구호로 내걸고 ‘서울을 점거하라, 국제 공동행동의 날’ 집회를 1박2일 일정으로 개최한다.

참가 단체들은 부문별로 전세금 인하, 등록금 인하, 금융자본 규제, 청년실업 해결, 부자 과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비정규직 철폐, 4대강 반대 등을 요구하며 강연과 토론회, 자유발언,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서울광장 집회는 경찰이 금지 통보를 한 상태에서 주최 측이 집회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월가 시위 국제 공동행동의 날 집회는 전 세계 80여개국 9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