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손에 쥔 하나금융 ‘3대 리스크’

외환銀 손에 쥔 하나금융 ‘3대 리스크’

입력 2012-01-30 00:00
수정 2012-01-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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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공들여 온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금융그룹은 잔칫집 분위기이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극복해야 할 ‘3대 리스크(위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① 리더십 리스크

김승유 연임 가능성 높지만…

먼저 리더십 리스크다. 현재로서는 김승유(69) 하나금융 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후임자를 물색해 달라고 했지만, “어차피 등기이사 나이 제한(만 70세) 규정에 따라 연임하더라도 1년밖에 더 못하니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으라.”는 회추위의 강력한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 경우 정치권의 ‘인수 특혜’ 공세가 거세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다. ‘대주주도 아니면서 오너(주인)처럼 장기 집권한다.’는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도 풀어야 한다. 김 회장은 1997년부터 하나은행을 이끌어 왔다.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전격 사퇴를 표명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문제도 잘 매듭지어야 한다. 당사자들 주장대로 “대승적 희생”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든 분쟁으로 비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워낙 이질적인 조직(하나은행+외환은행)의 결합이라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한 만큼 김 회장의 4연임 성공에 따른 리스크가 연임 실패에 따른 리스크보다 적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정치권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사퇴 압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달 9일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② ‘승자의 저주’ 리스크

”5조원 이미 확보했다”지만…

‘승자의 저주’ 리스크도 피해야 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대금으로 3조 9157억원(주당 1만 19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당초 계약대금(4조 4059억원)에서 11%(4902억원)를 깎았지만 여전히 높은 금액이다. 지난 27일 외환은행 주가는 인수가에 훨씬 못 미치는 8150원이다. 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6.25%, 4797억원)도 의무적으로 인수해야 한다. 결국 4조 4000억원이 들어가는 셈. 유럽 재정위기 등이 악화되면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위험이 있다.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다시 토해내야 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 측은 “이미 총 5조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이 가운데 이자 부담이 따르는 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1조 5000억원밖에 없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③ 합병 리스크

인력과다 후유증 최소화 관건

합병 리스크도 걸림돌이다. 하나은행(9335명)과 외환은행(7627명) 직원 수는 지난해 9월 현재 1만 6962명으로 우리은행(1만 4999명), 신한은행(1만 4329명)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외환은행의 급여 수준은 하나은행보다 훨씬 높다. “당분간 감원은 없다.”고 김 회장이 공언한 만큼 자칫 잉여인력은 그대로 안고 가면서 임금 인상 요구에 시달릴 소지도 있다. 상업·한일, 국민·주택, 신한·조흥 등 과거 사례를 보면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합병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하나와 외환은행은 사업영역과 고객층이 다르다는 큰 이점이 있어 일단 유리하다.”면서 “합병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1-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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