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서 압수한 2천억대 선박도 매각

저축은행서 압수한 2천억대 선박도 매각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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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보험금 확충 목적…불황에 거래 불투명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에서 압수한 고가의 미술품에 이어 대형 선박도 매각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정리 과정에서 수십조원의 예금보험금을 고객에 지급한 탓에 보험금 확충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영업 정지된 부산계열 저축은행인 부산ㆍ부산2ㆍ중앙부산ㆍ대전ㆍ전주저축은행에서 확보한 시가 2천여억원 규모의 벌크선 7척을 매각하려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 벌크선의 매각 시점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고 관련 업체를 선정 중이다. 상반기에 선박 매각 계획이 수립되면 매물로 내놓을 방침이다.

매각을 추진 중인 선종은 벌크선으로 수프라막스급(4만~5만t)에서 캄사르막스급(8만~9만t)에 이르는 중대형 선박이다. 척당 시가가 약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선박들을 매물로 내놓아도 거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불황으로 해운 시황이 최악이라 매매가 어려울뿐더러 자칫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벌크선은 4~5년 전만 해도 해운 시황이 최고조에 달해 부르는 게 값이었다. 지금은 매입자가 거의 없는데다 가격도 당시 대비 30%에도 못 미친다.

부산계열 저축은행은 해운 호황기에 벌크선이 돈을 된다는 판단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운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해운 시장이 가장 좋지 않아 벌크선 가격 또한 6~7년 만에 가장 낮다. 이런 상황에서 벌크선을 판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고 말했다.

앞서 예보는 2천억원대 미술품을 국외 경매로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외 유명 화가들이 그린 이들 미술품은 예보가 지난해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삼화ㆍ도민저축은행에서 압수한 작품이다.

이들 미술품은 퇴출당한 저축은행 경영진이 부실 대출의 담보로 확보했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했던 것이다.

예보는 이들 미술품 장부 가격을 100억원 정도로 매겼으나 최근 몸값이 치솟은 중국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 전체 가격이 2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경매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 보험사 임원은 “예보가 영업 정지당한 저축은행 압류품을 서둘러 팔아 보험금을 채워놓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 선박 등을 내다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압수한 선박을 언제 팔면 좋을지 시장 동향을 자문 받는 단계다. 압류한 미술품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가능하면 연내 모두 매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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