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세탁기에 덤핑 예비판정

美, 한국 세탁기에 덤핑 예비판정

입력 2012-06-01 00:00
수정 201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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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 “정부 보조금 무역법 위반” 대우 71%… 삼성·LG 1% 내외

미국 정부가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한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보조금을 받아 세탁기를 저가 판매하고 있다는 잠정 결정을 내렸다.

최근 냉장고 덤핑 관련 판결에 이은 것이어서 미국 업체들의 ‘한국 견제’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국(ITA)은 30일(현지시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덤핑 제소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으로 국제무역법규를 위반했다고 예비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판정은 미 가전업체 월풀이 지난해 말 “한국 업체들이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세탁기 제품이 미국 시장에 덤핑 판매되고 있다.”며 당국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상무부가 고시한 상계관세율은 대우일렉트로닉스가 70.58%로 가장 높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20%와 0.22%이다.

통상 상무부는 덤핑 관련 예비 판정 뒤 3~6개월 뒤 최종 판결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월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해당 제품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현재 상무부는 한국산 세탁기의 덤핑 조사도 진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당초 이에 대한 예비판정이 오는 6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월풀이 심도 있는 조사를 위해 연기 신청을 해 7월 27일로 늦춰졌다.

올 초 냉장고에 이서 세탁기까지 한국 제품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미국 업체들의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월풀이 ITA에 제소한 냉장고와 세탁기 등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치솟고 있는 제품들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티븐슨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두 회사의 하단 냉동고형(프렌치도어) 냉장고는 46.0%, 드럼세탁기는 38.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 업체들을 압도했다.

이번 판정으로 70% 넘는 상계관세율을 부과받은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현지 변호인단을 꾸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월풀에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던 터라 이번 제소를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3월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 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정부보조금과 덤핑 수출을 모두 인정했지만, 지난 4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산업피해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결정이 뒤집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 안팎으로 나온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다. 상계관세율이 1% 미만이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오늘 판정은 여러 절차 가운데 하나”라면서 “상무부가 보조금 및 덤핑 혐의에 대해 최종 판정을 내려도 ITC가 미국 내 산업 피해를 인정해야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6-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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