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1.0% 상승… 장기불황의 전조 우려

5월 소비자물가 1.0% 상승… 장기불황의 전조 우려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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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아

소비자물가가 7개월째 1%대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부진에 따라 가계와 기업 모두 씀씀이를 줄이는 등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장기 불황의 전조’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통계청이 3일 밝힌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상승했다. 1999년 9월(0.8%)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나 공업제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2%, 0.1% 낮아졌다. 돼지고기(6.4%), 휘발유(7.0%), 경유(8.2%) 등이 많이 떨어졌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1.4%, 전기수도가스 물가는 5.9% 상승했다. 집세(2.7%), 공동주택관리비(8.3%) 등은 많이 올랐다.

문제는 이런 낮은 물가의 원인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후 물가상승률이 올 5월보다 낮았던 기간은 1973년 7~8월과 1987년 1~2월, 또 1999년 2~9월 단 세 차례뿐이다.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물가가 급등했거나 정부가 강력한 물가 억제책을 폈을 때다. 한 예로 1973년 6월엔 전국 쌀 도맷값을 80㎏당 1만원으로 묶는 ‘양곡 최고가 지정고시제’가 시행됐다. 전년 7~8월의 물가상승률은 13.9~14.6%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5월 물가상승률은 2.5%였다. 기저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이 최근 낮은 물가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미룬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4만 26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감소했다. 명목소득이 1.7% 늘었지만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으니 가계나 기업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그러면서 경제성장은 더뎌지고 고용은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가계부채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 1분기 가계동향에서도 나타났듯 총 수요가 감소한 것이 낮은 물가상승률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1000조원에 가까운 가계 빚 때문에 가계에서 채무를 재조정하고 있어 소비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소득이 늘어나는 대로 소비를 늘리는 성향이 강한 저소득층에 재정 지원 등을 강화, 복지 혜택 증진과 내수 회복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6-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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