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되면 北노동자 남한행 신경써야”

“통일되면 北노동자 남한행 신경써야”

입력 2013-06-27 00:00
수정 2013-06-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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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례에 비춰봤을 때 통일 직후 한국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북한 노동자의 남한행(行)이란 분석이 나왔다.

칼 하인즈 파케(Karl-Heinz Paque) 독일 막데부르크(Magdeburg)대 경제학장(교수)은 27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연 조찬강연에서 “한국은 통일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북한과의 (경제)격차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파케 교수는 2002~2006년 독일 작센안할트(Saxony-Anhalt)주 재무장관을 지냈다. 작센주는 독일 16개 연방 중 하나다. 구 동독지역에서 가장 산업화가 앞섰던 지역이다.

파케 교수는 독일의 사례에서 볼 때 통일이 되면 북한의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서울로 몰려올 수 있다고 봤다. 더 높은 임금과 노동 조건을 찾아서다. 이렇게 되면 북한지역은 공동화가 되며 남-북 발전격차를 줄이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도 같은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국경을 닫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는 심리·정치적으로 불가능했다”며 “노동자들이 서울로 몰려오게 하는 대신 북한 지역에 산업시설을 짓고 인프라를 투자해 북측을 재건해주겠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케 교수는 또 독일의 통일 비용이 2조유로(약 3천조원)가 들었지만, 한국은 통일의 비용만을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을 하면 (노동) 유연성이 증가한다든지 (저렴한) 고숙련 노동자가 늘어나는 등의 플러스 요인을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통일의 동기부여를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통일 역시 먼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독일 역시 통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다.

파케 교수는 “한국도 최근엔 남-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여기에 (생각을) 국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독일보다 통일이 더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등 신흥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이끄는 점 등은 독일보다 나은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북한은 전쟁의 경험이 있어 심리적인 장벽이 있다”며 “하지만 통일의 시점이 오면 이를 피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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