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에 홍표근씨, 동서발전에 강요식씨 임명 기재부, 낙하산 근절 대책 발표 하루 뒤 임명 통보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 두 공기업 상임감사에 나란히 ‘친박계’ 정치인이 임명됐다.기획재정부가 임명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한 것은 ‘낙하산 근절’ 대책을 발표하기 불과 하루 전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홍표근씨를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홍 신임 감사는 24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상임감사는 기관의 방만 경영과 비리를 감시·감독하는 자리다.
그는 충남도의회 의원을 거쳐 자유선진당 중앙위원회 부의장, 선진통일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당적이 새누리당으로 바뀌었다.
이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맡아 대선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는 애초 조직의 임원급이었으나 이번에 상임감사위원으로 승격되면서 이사회 일원으로 포함됐다.
한국동서발전 역시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의 주요 보직을 맡은 강요식씨를 신임 상임감사위원에 임명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41기)를 졸업한 그는 소령으로 전역한 뒤 2007∼2008년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2008∼2009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2012년에는 새누리당 구로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되고서 19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특히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소통자문위원장을 맡아 SNS 선거전략을 진두지휘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박근혜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 여권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당시 출판기념회에는 여당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기재부가 두 사람에게 임명 사실을 통보한 것은 19일로 한국전력공사 사외이사에 이강희, 조전혁 전 의원 등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과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선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때다.
기재부는 하루 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5년 이상 관련 업무경력’ 등 공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낙하산 방지 대책을 내놨다.
낙하산 대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뒤로는 ‘낙하산 투하’를 준비해 ‘여론무마용’ 대책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정부가 공기업 경영 정상화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친여 인사가 나란히 낙점돼 개혁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철 공공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재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 급히 낙하산 근절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근절 의지’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에 관한 한 인사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신임 감사는 낙하산 논란에 대해 “지난 15년간 공직생활을 했고 발전 부문도 충실히 학습해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낙하산이라고 다 같은 낙하산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