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건설사업 합병보다 수직계열화”

“삼성그룹 건설사업 합병보다 수직계열화”

입력 2014-05-13 00:00
수정 2014-05-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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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시나리오 분석

삼성그룹 사업 재편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부문에 대해 합병보다는 수직계열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건설 부문 사업조정의 우선적인 방향은 사업 시너지와 효율화 측면이 고려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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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시나리오로 삼성물산이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를 매입하면 최종적으로 20% 이상 보유해 지분법 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별도 법인으로써 개발 사업의 내부 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공에 특화된 삼성물산과 설계에 특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70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어닝쇼크를 일으킨 상황으로 자회사로서 삼성물산 등 큰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재무 신용도가 강화될 수 있다.

다만 수직계열화 시 단점은 지배력이 인정되는 연결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매출 증대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또 양사 합병이 아니기 때문에 발전과 LNG 터미널 등 일부 사업에서 영역 충돌이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 양사가 합병되면 초대형 건설사가 탄생하게 된다. 양사 합병법인의 지난해 기준 건설분야 총 매출은 23조 2000억원에 달해 업계 1위 현대건설 연결 매출 16조 5000억원을 앞선다. 또 세계적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가 정한 건설사 순위도 삼성물산이 30위권 밖이고 삼성엔지니어링이 15위였으나 합병법인은 9위로 부상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과거 현대건설의 연결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조차 현대엠코와 합병 시 주주매수 청구권 행사로 약 1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했을 정도다. 지난해부터 삼성물산이 매입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8%가 합병 시 의결권 없는 자사주로 전환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 연구원은 “현격한 변화 필요성이 낮고 업황이 뚜렷한 상승 사이클이 아니라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조 변화는 수직계열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현재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감사)을 받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건설 부문을 삼성물산이나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삼성물산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면 화공플랜트 수주 시 대림산업처럼 중화학 계열사를 가진 강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5-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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