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수리·엔진기계 생산·풍력 발전 등
수주량 급감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조선업황이 불황의 그늘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지 않자 주력 부문인 선박 건조 이외의 새로운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3’는 세계 조선업황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해양플랜트 부문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비교적 선방해왔으나 올들어 해양플랜트 발주마저 급감하자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
1분기 1천889억원의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도 7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시장에서 전망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못미치는 약 700억원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2천62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3천62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본 1분기에서는 흑자로 전환한 것이지만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8.3% 감소한 수치다.
조선업계는 이처럼 부진의 늪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자 먹거리 다각화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잠수함 3척을 수주한 것을 계기로 방위산업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장보고-Ⅰ급 잠수함 3척의 성능개량사업을 1천790억원에 수주하며 잠수함 수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잠수함 성능개량사업은 ‘제2의 잠수함 건조’로 불릴 만큼 까다로운 기술력이 요구되는 작업이지만 척당 수리비가 웬만한 상선 한 척의 건조 비용과 맞먹는 약 600억원에 달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잠수함 수리는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것에 비해 작업 공간이나 인력은 덜 필요한 반면 들어오는 돈은 비슷해 조선사 입장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 노후 잠수함의 성능개량 사업 진출에도 고삐를 죌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대구에 ‘현대커민스엔진유한회사’를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총 1천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4종의 디젤엔진은 현대중공업의 굴착기, 휠로더, 지게차 등 건설장비와 발전기에 탑재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향후 이 공장에서 연간 5만대의 엔진을 생산, 2020년까지 연매출 5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주력 사업인 조선, 해양 쪽에 견줘 매출은 작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엔진기계 분야를 신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작년을 기준으로 엔진기계 사업은 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에 그쳤으나 영업이익 비중은 10.7%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수익으로 당장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신재생에너지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풍력 사업에도 꾸준히 투자해나갈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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