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법정관리·분식회계·미공개 정보 이용…
갑작스레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이 금융권에서 빌린 여신 규모는 제1금융권 5900억원, 제2금융권 200억원 등 모두 6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의 거래량이 모회사 모뉴엘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전에 급증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잘만테크의 주가 동향과 거래량 등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며 감시 강화에 나섰고, 모기업인 모뉴엘의 회계기준 위반 혐의를 포착해 감리에 착수했다. 검찰도 모뉴엘의 수출 채권 부풀리기 등의 분식회계 혐의를 잡고 별도로 수사에 나선다.23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잘만테크의 일일 거래량은 지난 17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잘만테크의 거래량은 지난 17일 18만 4000주로 전날(8만 8000주)보다 10만주가량 늘었다. 하루 거래량이 최근 10만주를 밑돈 것을 고려하면 17일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 20일과 21일의 거래량은 각각 16만 2000주와 21만 7000주로 집계됐다. 잘만테크 거래량이 들썩인 시점은 탄탄한 업체로 잘나가던 비상장사인 모뉴엘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이었다. 잘만테크의 주가는 17일부터 약세로 돌아서 20일과 21일 각각 2%, 3% 이상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상장사인 잘만테크 주가와 거래 등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관련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검찰과 금감원은 모뉴엘과 잘만테크가 가공 매출을 계상해 매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온 정황을 포착했다.
금감원은 잘만테크의 기업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감리에 착수했고, 비상장사인 모뉴엘에 대해선 수사당국의 협조 요청이 오면 감리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모뉴엘의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감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뉴엘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모뉴엘이 허위 매출 채권을 담보로 제공해 수천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주에 사건을 배당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4-10-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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