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품보다 비싼 행사 묶음가격?…홈플러스 ‘촌극’

단품보다 비싼 행사 묶음가격?…홈플러스 ‘촌극’

입력 2015-03-30 15:12
수정 2015-03-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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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캔 1개 1천990원, 2개 묶음 행사가 4천500원…”마트간 경쟁 과정서 실수”

지난 26일 홈플러스 북수원점을 찾은 직장인 김 모씨는 꽁치 통조림 진열대에서 가격표를 비교하며 물건을 고르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동원 꽁치’ 통조림 한 개(400g) 가격은 1천990원, 바로 옆 ‘(홈플러스 16주년) 행사 상품’ 라벨이 붙은 2개 묶음 제품(동원 꽁치 400g×2)값은 4천500원이었다.

행사 제품의 개당 가격(2천250원)이 단품 가격(1천990원)보다 오히려 13%나 비쌌다.

의아하게 생각한 김 씨가 곧바로 현장 직원에게 문의하자 잠시 뒤 돌아온 직원은 “우리 지점의 가격 표기에는 문제가 없고, 애초 본사의 가격 정책이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점측은 곧바로 해당 2개 묶음 행사제품을 진열대에서 치워버렸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27일 오후까지 홈플러스는 온라인마트(www.homeplus.co.kr)에서도 동원 꽁치 통조림(400g) 2개들이 행사 상품을 단품(1천990원)보다 비싼 4천500원에 팔고 있었다.

이 같은 가격 정책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30일 “대형마트간 치열한 가격 경쟁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미 9일부터 경쟁사의 가격을 고려해 해당 동원 꽁치캔 제품 1개 가격을 1천990원으로 내려 팔고 있었다. 하지만 26일부터 시작된 ‘창립 16주년’ 기념 할인 행사를 기획하면서, 이미 마트간 실시간 최저가 경쟁 탓에 1천990원까지 떨어진 현재 가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별도로 ‘정상가(2천980원) 대비 25% 할인’을 적용해 2개 묶음 가격을 4천500원으로 책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시로 가격을 낮출 만큼 마트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담당 상품관리자(MD)가 현재 단품 가격이 그 정도까지 낮아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28일부터 동원 꽁치 통조림(400g) 2개 묶음 가격을 3천800원(개당 1천900원)으로 다시 조정해서 팔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홈플러스는 단품 가격 1천990원과 실수로 책정된 2개 묶음 가격 4천500원 모두 정상가와 비교하면 25~33% 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수는 경쟁사를 의식해 졸속으로 진행되는 마트 할인 행사의 단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김 씨는 “나보다 앞서 많은 사람들이 행사상품 표시만 보고 당연히 일반제품보다 ‘싸겠거니’ 생각하고 구입했을 것”이라며 “대형할인마트라고 무조건 믿을 게 아니라 앞으로는 반드시 가격표, 중량당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더구나 ‘최저가 할인’, ‘반값 할인’의 타이틀을 걸고 진행되는 마트 할인 행사에서 실제 혜택을 받으려면 대부분 몇 개 특정 회사 신용카드를 써야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른바 마트의 ‘신용카드 할인 프로모션’은 마트와 신용카드회사가 각각 자신의 마진을 줄여 ‘박리다매’를 노리는 방식인데, 마진 감소 부담을 지지 않겠다며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은 카드를 소유한 소비자에게는 할인 혜택 자체가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10일 “우리(홈플러스) 마진을 줄여 500개 주요 신선식품 가격을 연중 10~30% 상시적으로 할인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뒤 실제 행사 과정에서는 한우 등 주요 신선식품들의 할인 조건으로 ‘특정 카드 사용’을 내거는 것이 바람직한 지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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