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에 가계 지갑은 꽁꽁… 작년 소비성향 역대 최저

주거비에 가계 지갑은 꽁꽁… 작년 소비성향 역대 최저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6-05-08 22:58
수정 2016-05-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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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 4년 새 4.7%P 감소

전셋값 급등·월세 전환 부담… 연료·교육·통신비 소비 줄여

가계의 지갑이 꽁꽁 닫히면서 지난해 ‘평균소비성향’은 전국 1인 이상 가구를 통계로 작성한 2006년 이래 가장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일 내놓은 ‘평균소비성향 변동의 기여요인 분해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소비성향은 72.4%로 전년 대비 1.2% 포인트 떨어졌다. 2011년(77.1%)과 비교하면 4년 새 4.7%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평균소비성향은 한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얼마만큼을 소비로 지출하는가를 나타낸다. 내수경기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2015년과 2011년을 비교해 평균소비성향이 줄어드는 데 기여한 품목수는 65개였다. 반면 평균소비성향을 높이는 데 기여한 품목은 34개였다. 평균소비성향을 감소하게 만든 품목이 많다는 것은 특정 품목이 아니라 다양한 품목에서 소비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소비성향 상승에 크게 기여한 주요 품목은 ‘실제 주거비’(0.61% 포인트)와 자동차 구입(0.53% 포인트), 통신장비(0.52% 포인트) 등이었다. 전셋값 급등과 월세로의 빠른 전환으로 가계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났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평균소비성향을 낮추게 한 품목은 운송기구 연료비(-0.79% 포인트) 등 석유류 관련 품목과 초등교육(-0.30% 포인트), 중등교육(-0.11% 포인트), 고등교육(-0.51% 포인트) 등 교육 관련 품목이었다. 통신서비스(-1.03% 포인트)와 복지시설(-0.86% 포인트), 식사비(-0.20% 포인트) 등도 평균소비성향을 낮춘 품목이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유류와 통신비의 가격 안정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지만, 주거비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의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6-05-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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