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95) 총괄회장이 끝내 정신감정을 거부하고 19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무단 퇴원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이어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를 굳히는 분위기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후계자로 나를 지목했다”고 줄곧 강조해왔지만 90대 중반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과연 정상인지부터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면 신 전 부회장의 ‘후계자 낙점론’도 공인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정신 감정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나 입원 만 사흘만인 19일 돌연 퇴원해 본인의 집무실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조기 퇴원 배경에 대해 “신 총괄회장의 강력한 거부의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료진과의 협의를 거쳐 퇴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적으로 신 총괄회장 본인 의지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측근 인사들이 전략적으로 ‘입원과 조기 퇴원’ 방식을 택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계속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신 총괄회장에 대한 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을 반대해왔다.
정말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약 2주정도 입원을 통해 깔끔하게 ‘정상’ 판정을 받는 게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유리하지만 사실상 현재 신 총괄회장의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닌만큼 일단 공식적으로 감정에 응하되(16일 입원) 신 총괄회장의 고집을 내세워 조기 퇴원시킴으로써 검증 자체를 무산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3월 6일 주총 당시와 마찬가지로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다시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등 7명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제기할 예정인데 주총 표 대결 전에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이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승산이 더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입원 정신감정을 포함한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 자체를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고, 당초 ‘4월 말’이었던 법원 지정 기한을 넘겨 지난 16일에야 신 총괄회장의입원이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추측처럼 신 전 부회장 측의 판단에 따라 ‘입원 연기-조기 퇴원’이 실현됐고, 의도한 대로 시간 끌기나 항소 등에 대비한 명분 쌓기 등에는 성공했을지라도 더 중요한 사실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국 정신감정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 쪽에 결정적으로 불리하다.
남아있는 변수라면 후견의 종류 정도인데, 이는 신동빈 회장이 승리를 굳히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