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맏딸 신영자…극장매점 논란 이어 면세점까지

롯데가 맏딸 신영자…극장매점 논란 이어 면세점까지

입력 2016-06-05 11:40
수정 2016-06-0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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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최대주주 매점 일감 몰아주기 지적 나오자 신동빈 철수 지시

거의 1년에 걸친 경영권 분쟁 이후 다소 안정을 찾아가던 롯데그룹이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 고(故) 노순화 씨 사이에서 얻은 장녀다. 신 총괄회장은 19살이던 1940년 노 씨와 혼인했으나, 성공해서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신영자 이사장을 임신한 부인을 두고 1941년 홀로 일본으로 떠났다.

이에 따라 신 이사장은 유년 시절을 부친 없이 보냈고, 노 씨는 196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신 이사장을 홀로 키웠다.

신 총괄회장은 이처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죄책감에 신 이사장에 더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 후계 구도에서 보자면, 신동주 장남이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맡고 신동빈 차남이 한국 롯데 회장직을 맡아 경영 수업을 받았던 것에 비해 신영자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경영 참여 비중이 크지 않았다.

1973년 호텔롯데 부사장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총괄부사장, 롯데면세점 사장, 롯데쇼핑 사장 등을 역임한 신 이사장은 2012년 2월 대표이사가 아닌 롯데쇼핑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여전히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롯데재단 등의 계열사들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지만, 경영을 직접 좌지우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롯데 안팎의 해석이다.

현재 신영자 이사장은 수감 중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수 억~수십 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검찰은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더구나 정 대표가 2014년 7월 계약을 통해 롯데면세점 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점포 위치 조정, 제품 진열, 재고 관리 등)을 맡긴 A사는 신영자 이사장의 장남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져 의혹을 키우고 있다.

롯데 오너가(家)의 맏딸로서 신영자 이사장과 연루된 비리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신영자 이사장이 최대 주주인 시네마통상, 시네마 푸드는 계열사 영화관 롯데시네마 안에서 매점사업을 거의 독점 운영하다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 사례로 지탄을 받았다. 결국 롯데시네마는 2013년 영화관 내 매점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두 회사의 매점 사업권을 회수했다.

롯데시네마로부터 일감이 끊긴 두 회사는 적자 등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 1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롯데 안팎에 따르면 당시 두 회사의 롯데시네마 내 영업 중단 결정에는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의 소유(지분 보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의 철수를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신영자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로비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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