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중국어 교육 받게 해 달라” 동양생명 노조의 이색 요구

[경제 블로그] “중국어 교육 받게 해 달라” 동양생명 노조의 이색 요구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7-25 22:20
수정 2016-07-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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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안방보험 최대주주 변경 후
직원 “승진 놓칠라” 중국어 열공
업계 “글로벌화” “위기” 엇갈려


“중국어 공부 시켜 주세요.”

동양생명 노조가 경영진에 이색 요구를 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에서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죠.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최대 주주가 중국 안방보험으로 바뀌었습니다. 짱커 부사장(재무 총괄)과 뤄젠룽 부사장(영업·고객서비스), 리수 상무(인사·총무) 등 주요 임원 3명이 모두 안방보험 출신의 중국인입니다. 자연스레 경영전략본부, 설계사(FC)영업본부, 자산운용본부, 고객서비스본부 등 각 사업부문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력이 발탁되고 있죠.

“중국어를 하지 못하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중국어 공부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방보험이 인수하기 전 사내 온라인 통신망을 통해 중국어 강의를 수강하던 직원 숫자는 5명 남짓이었습니다. 지금은 매월 평균 50명이 넘는 직원들이 중국어를 공부합니다.

이에 노조가 아예 “중국어 강사를 회사로 불러 주면 업무 시간을 피해 중국어를 공부하겠다”는 요구를 하고 나선 것이지요. 회사도 긍정적입니다.

보험업계는 인수·합병(M&A) 작업이 한창입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이어 올 4월 알리안츠생명도 인수했습니다.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ING생명 또한 중국계 및 홍콩계 자본에 넘어갈 것이 유력합니다. 9월에는 KDB생명도 매물로 나올 예정입니다. M&A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회사 직원들은 “미리 중국어를 배워 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반진반 말합니다. 그만큼 중국계 자본의 한국 진출이 활발합니다. 이런 농담 이면에는 중국계 자본의 입지 확대에 우려의 시각도 깔려 있습니다. ‘차이나 머니’가 우리 금융시장의 자극제가 될지는 좀더 지켜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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