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금리는 왜 0.25%P씩 움직일까… 그린스펀에게 물어봐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금리는 왜 0.25%P씩 움직일까… 그린스펀에게 물어봐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7-03-16 22:48
수정 2017-03-1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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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기준금리 어떻게 조정하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보통 0.25% 포인트씩 조정합니다.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꼭 0.25% 포인트씩 조정하라’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왜 0.25% 포인트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0.25% 포인트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숫자’라고 판단해서 그렇습니다.

1990년대 초반 세계 각국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추진했습니다. 가장 먼저 보여 준 나라가 미국이었는데요. 당시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 조정은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을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베이비 스텝이란 금리 조정을 어린아이 보폭처럼 작게 움직여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금리가 한 번에 너무 큰 폭으로 오르면 시장에 충격이 크고, 너무 작게 오르면 효과가 나지 않겠지요.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0.25% 포인트씩 움직이는 게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미국을 따라 베이비 스텝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부 0.25% 포인트를 고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금리 체제에 접어든 나라들은 더이상 베이비 스텝을 따르기 어렵습니다. 0.25% 포인트씩 금리를 움직였다가는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준금리가 2.50%일 때, 0.25% 포인트 조정은 10분의1을 움직이는 거지만 기준금리가 0.50%일 때는 절반이어서 이를 어린아이 보폭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9월 기준금리를 0.10% 포인트 내렸고, 지난해 3월에는 0.05% 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스웨덴과 일본 중앙은행도 0.25% 포인트보다 작은 보폭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낮췄습니다. 예부터 숫자 9를 좋아하는 중국은 0.27%, 0.54% 포인트 등 한때 9의 배수를 활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은도 2009년 1월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조정 폭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낮아져서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필요한 경우 기준금리 조정 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7-03-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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