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OUT’ 외쳤던 박창진 “‘그게 되겠어’가 ‘가능하다’로 바뀌었습니다”

‘조양호 OUT’ 외쳤던 박창진 “‘그게 되겠어’가 ‘가능하다’로 바뀌었습니다”

이근아 기자
입력 2019-03-27 17:01
수정 2019-03-27 17: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국민 의견 무시 못해…거스를 수 없는 대세”
“오는 5월 4일 가면벗고 집회 계획”
이미지 확대
27일 서울 감서구 발산1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 연대 지부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저지에 성공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9. 3.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7일 서울 감서구 발산1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 연대 지부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양호 회장의 연임저지에 성공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9. 3. 27.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그렇게 한다고 회장이 물러나겠어?’라는 정서가 대한항공 조직 내부에 퍼졌었는데 가능하다는 게 증명된 것 같아요.”

박창진(48) 대한항공 전 사무장(직원연대 지부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로) 정말 용기를 크게 얻었다”고 말했다. 정의롭게 행동하면 당장 힘들더라도 희망이 있고, 변화가 생긴다는 걸 확인했다는 얘기다. 박 지부장은 2014년 12월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저지른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다. 이후 사회적으로 각성한 그는 오너 일가의 갑질과 부당행위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사내 개혁을 이끌고 있다.

박 지부장은 “사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 부결이 절대 안될 것’이라는 정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어제까지만 해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주주권을 이임하라고 강압적 요구를 하고 다녔는데 (회사에) 불만이 있던 한 직원도 이임하겠다고 서명하더라”면서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사인을 하든 안하든 조양호가 물러나겠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사내 포기심리가 컸다는 뜻이다. 박 지부장은 “하지만 오늘 주총 결정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는게 증명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을 두고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결과”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저와 다른 동료들이 (대한항공 오너의 비위 행위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등 피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요구해왔고 같은 뜻을 품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사회의 전반적 의식도 변했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박 지부장은 오는 5월 4일 대한항공 직원 등이 모이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며 직원들이 촛불집회를 연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당시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부당한 압력이나 불이익당할 것을 우려해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었다. 박 지부장은 “1주년 집회 때는 용기를 내 가면을 벗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1년새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