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월세 전환까지 늘어… 매매가격·거래량도 동반상승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가중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집값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 추석은 가을 이사철로 넘어가는 길목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가을 전세난이 최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 물건이 급감한 데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으로 이주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순 계절적 수요 증가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전세난이라서 단기 처방도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어나고 만기가 된 전세는 보증금을 올려 주고라도 재계약하는 사례가 급증해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계절과 관계없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지역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도 주택 임대차 시장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서울 지역에서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이주 가구 수가 6만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강남 지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만 2만 가구나 된다. 당장 강남구 개포 주공3·시영, 강동구 고덕 주공3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돼 이주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강동구 고덕 주공2차·4차와 명일동 삼익 1차, 강남구 개포동 주공 2단지, 반포 한양과 한신5차 아파트 재건축 단지 이주가 시작되면서 전세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데다 추가 이주가 겹치면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거래량도 예년과 비교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세에 지쳐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형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도 활황을 이어 가고 있다. 다음달 전국에서 쏟아지는 아파트 물량만 8만 3000가구에 이른다. 올 들어 월간 분양 물량치고는 최대 규모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5-09-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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